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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신경 자극에 임창용 보복 견제?


입력 2016.08.28 08:44 수정 2016.08.29 07:5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루 주자 오재원 향해 강하게 견제구

고의성 충분히 의심되는 대목, 양 선수 경고

오재원을 향한 견제구에 고의성이 있었다면 임창용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중계화면 캡처 오재원을 향한 견제구에 고의성이 있었다면 임창용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중계화면 캡처

KIA 마무리 임창용과 두산 내야수 오재원이 그라운드에서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KIA는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서 선발 양현종의 호투와 홈런 3방을 앞세운 타선에 힘입어 5-3 승리했다.

이로써 최근 3연승을 내달린 KIA는 한화 이글스에 패한 SK 와이번스를 끌어내리고 단독 4위로 껑충 뛰었다.

승리가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의 장면은 마무리 임창용이 등판한 9회초에 나왔다.

앞선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임창용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양현종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었다. 하지만 임창용은 오재원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무관심 도루로 2사 2루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임창용 입장에서는 타자 김재호만 신경 쓰면 됐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카 상황에서 돌발 상황이 나왔다. 2루 견제를 위해 투수판에서 발을 뺀 임창용은 유격수 최병연은 물론 2루수 강한울도 커버를 들어오지 않자 잠시 멈칫한 뒤 오재원을 향해 공을 던졌다.

공은 그대로 중견수 쪽으로 흘렀지만, 놀란 오재원은 3루로 뛰는 것을 포기한 채 임창용을 노려봤다. 임창용은 유격수가 공을 받지 않은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상황은 어지러워졌다. 심판이 잠시 경기를 중단시켰고, 두산 벤치에서는 김태형이 감독이 걸어 나와 임창용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2루 주자를 고의로 맞추려는 의도가 보였다는 뜻이었다.

결국 심판은 김태형 감독을 제지했고, KIA 김기태 감독 역시 더그아웃에서 나와 상황을 지켜봤다. 이민호 주심은 심판진과의 논의 끝에 임창용, 오재원 모두에게 경고를 줬다. 임창용은 의도가 의심되는 견제, 오재원은 불필요한 어필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임창용은 왜 오재원을 향해 공을 던졌을까.

일단 야구규칙 8.05(b) 보크 규정에 따르면, 투수가 중심발을 투수판 뒤쪽으로 빼면 주자가 있는 어느 베이스에도 발을 내딛지 않고 던지는 시늉만 해도 괜찮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임창용은 굳이 2루로 송구하지 않았어도 보크가 되지 않았다. 프로 선수인 임창용이 이 규칙을 모를 리 없다.

문제는 임창용의 견제 동작이다. 발을 빼며 2루 쪽으로 몸을 돌린 임창용은 백스윙을 크게 가져가며 강하게 공을 던졌다. 오재원을 맞추려는 고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김태형 감독의 항의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오재원은 대기 타석에서 한참 벗어나 임창용의 투구를 지켜봤다. 중계화면 캡처 오재원은 대기 타석에서 한참 벗어나 임창용의 투구를 지켜봤다. 중계화면 캡처

시계를 잠시 앞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임창용이 오재원의 앞선 타자였던 국해성과 상대할 때 다소 어색한 장면이 나왔다. 중계 화면에는 대기 타석에 있어야할 오재원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포수 뒤쪽으로 간 오재원은 임창용의 투구에 맞춰 타이밍을 잡았고, 흡사 두산의 타자가 2명으로 보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이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임창용의 신경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오재원은 임창용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가는 과정에서 체크 스윙으로 보일만한 불필요한 동작까지 보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임창용의 견제구가 의도적이었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대기 타석에서 벗어난 부분은 물론 체크 스윙 여부 역시 심판에게 어필만 하면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재원의 머리 쪽을 향한 던진 견제구는 즉결 퇴장에 해당하는 직구 헤드샷 사구와 다를 바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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