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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그랜저·3세대 i30, 현대차 점유율 찾아줄까


입력 2016.08.29 09:49 수정 2016.08.29 11:09        박영국 기자

그랜저 '준중형 지존 탈환', i30 '해치백 한계 돌파' 관건

신형 i30 티저 이미지.ⓒ현대자동차 신형 i30 티저 이미지.ⓒ현대자동차

지난 7월 ‘부동의 텃밭’인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40% 이하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던 현대자동차가 9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i30와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을 앞세워 잃어버린 점유율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i30는 지난 11일 티저 이미지 공개에 이어 내달 정식 판매에 돌입한다. 신형 그랜저는 11월 출시 예정이다.

아무리 인기가 좋은 차도 같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으로 너무 오래 우려먹으면 판매가 감소하게 마련이고, 이는 모델체인지로만 극복할 수 있다. 심각한 수준의 개악(改惡)이 아니라면 판매가 구형보다 느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출시 초기 몇 개월간은 신차 효과로 판매실적이 몇 배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신형 그랜저 '이름값'만으로도 준중형 1위 탈환 거뜬

그랜저는 오랜 기간 국산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자리해온 차다. 물론 지금은 그 위로 아슬란, 제네시스 G80, EQ900 등 더 크고 고급 사양을 갖춘 상위 차급이 쌓이면서 ‘사장님 차’에서 ‘직접 모는 차’로 용도가 하향 조정됐지만, 어쨌든 준대형 차급에서는 가장 높은 브랜드파워를 지닌 모델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날고 기는 그랜저도 세월의 무게를 견딜 수는 없었다. 한때 월 1만대를 넘나들던 판매실적은 올 들어 5000대 내외로 꺾이더니 7월에는 3450대까지 내려앉았다.

아무리 뛰어난 영업사원도 2011년 1월 출시돼 6년 가까이 지난, 현대차 라인업 중 유일하게 ‘삼엽충 그릴’을 달고 있는 5세대 그랜저를 단지 이름값만 앞세워 팔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랜저가 세월의 무게를 버텨내느라 안간힘을 쓰는 사이 한국지엠이 들여온 수입차 임팔라는 한달에 1000~2000대씩 팔리며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을 잠식해 나갔고, 형제차인 기아자동차 K7까지 큰 인기를 끌며 그랜저를 정상의 자리에서 밀어냈다.

하지만 오는 11월 풀체인지된 6세대 그랜저가 출시된다면 예전의 위용을 되찾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잠재 고객들을 대기 수요로 묶어두기 위해 내달 중 디자인 공개와 함께 일찌감치 사전 예약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신형 그랜저에 굉장히 획기적인 무엇인가를 기대하긴 힘들다. 어차피 디자인은 제네시스 EQ900과 G80, 쏘나타, 심지어는 아반떼에까지 적용된 현대차의 패밀리 룩이 적용될 것이고, 파워트레인은 늘 그래왔듯 기아차의 동급 라인업인 K7의 것을 공유할 것이기 때문이다.

K7과 같이 2.4 및 3.3 가솔린, 2.2 디젤, 3.0 LPI 등 4가지 엔진 라인업이 먼저 출시된 뒤 다소 시차를 두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다른 차급에 입혀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은 패밀리룩과 동급의 형제차에 장착해 검증된 파워트레인은 실패 확률을 줄여줄 것이고, ‘그랜저’라는 브랜드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낡은 디자인 때문에 망설였던 이들의 발길을 다시 현대차 영업점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i30, 유럽 스타일 디자인과 주행성능 부각시켜 '비주류 차종' 탈피

출시가 임박한 i30의 경우 지금의 2세대 모델로는 현대차의 전체 판매실적에 거의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0월 출시된 2세대 i30는 그랜저보다 모델 노후화가 덜한 상태지만, 일찌감치 판매실적이 바닥을 보여 왔다.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판매실적이 300대에도 못 미쳤고, 올해는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풀체인지가 임박한 ‘끝물’인 7월에는 달랑 45대가 팔렸다.

사실 준중형 해치백인 i30는 ‘볼륨 모델’이라 불리기 어려운 차종이다. 같은 차급의 아반떼에 비해 성능이나 실용성에 있어 전혀 부족할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치백’을 우습게 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에 막혀 항상 ‘비주류 차종’에 머물러 왔다.

‘잘 안 팔리는 차들만 묶어 놨다’는 비웃음을 샀던 현대차의 PYL 브랜드에도 i40, 벨로스터와 함께 i30가 포함돼 있다.

신차효과가 한창이었던 2011년 말과 2012년에도 월평균 판매실적이 1000여대에 머물 정도로 볼륨에 한계가 있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번에 출시되는 3세대 모델은 이전 세대와는 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더욱 진보된 패밀리룩과 단단해진 튜닝,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존의 한계를 벗어버리겠다는 전략이다.

믿는 구석도 있다. 1세대나 2세대 모델 출시 당시보다 개선된 해치백에 대한 인식이다.

그동안 수입 해치백 모델들이 많이 판매되며 국내 소비자들도 해치백이 단지 실용성 뿐 아니라 운전 재미에서도 세단보다 강점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짧은 전장과 안정된 무게중심을 갖춘 해치백을 경험한 이들이 많아지면서 세단 뒤에 달린 꽁무니가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존재인지 알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시장에 해치백의 강점을 알리는 데 지대한 공언을 해온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대부분의 모델에 대해 판매중단 조치를 당하면서 i30에게는 신차론칭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이 마련됐다.

특히 현대차는 신형 i30의 디자인과 설계, 테스트까지 모두 유럽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폭스바겐 골프와 같이 탄탄한 하체와 정교한 핸들링을 갖춘, 유럽 스타일 해치백의 장점을 제공하는 모델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기반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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