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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들 해외진출 모색, 성과는 '글쎄'


입력 2016.08.27 08:00 수정 2016.08.27 02:56        김영진 기자

이랜드, MCM 중국서 인기 꺾여...내달 에잇세컨즈 중국 진출 지켜봐야

에잇세컨즈 명동매장에서 고객들이 지드래곤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 명동매장에서 고객들이 지드래곤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K-뷰티와 K-푸드 등 아시아권 시장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패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내에 제조기반을 두고 있는 중견 패션 기업들은 일찍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나 브랜드가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K-뷰티나 K-푸드에 비해 K-패션은 글로벌 브랜드들과 비교해 디자인이나 역사, 기술력 등이 부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대기업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다음달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에잇세컨즈' 런칭 초기 때부터 중국 시장을 내다보고 브랜드를 내놨다. 몇 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본격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한류 스타로 급부상한 지드래곤과 1년간 계약을 맺고 지드래곤의 감성을 담은 콜라보레이션 라인, 에잇 바이 지드래곤(8 X G-Dragon) 라인과 에잇 바이 지디스픽(8 X GD’s Pick) 라인을 선보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12일부터 판매된 지드래곤과의 콜라보 제품이 명동과 가로수길 매장 등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크게 고무돼 있는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에잇세컨즈와 지드래곤의 콜라보 제품 출시 이후 에잇세컨즈 대표 매장인 명동, 강남, 가로수길점의 매출이 전체의 50% 이상이 될 정도로 높았고,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상회하는 것을 감안할 때 다음 달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중국 상해 대표상권 지역에 에잇세컨즈 매장을 오픈해 인지도를 확실히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드래곤과 같은 유명 모델을 기용하는 것이 일시적인 바람몰이는 될지는 몰라도 브랜드 철학이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면 영속성을 갖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글로벌 SPA브랜드인 유니클로나 H&M, 자라 등은 확실한 브랜드 및 디자인 철학을 지니면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커 나갔다. 이에 비해 에잇세컨즈는 아직까지 브랜드나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나 H&M, 자라와 같은 브랜드들은 그 브랜드가 탄생한 국가의 특성도 옷에 녹아있고 브랜드나 디자인 철학이 명확해 오히려 글로벌 브랜드로 커 나갈 수 있었다"며 "하지만 에잇세컨즈는 한국서 유행하는 트렌드를 발 빠르게 감지해 생산을 하지만 독자적 디자인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 기업 중 해외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이랜드이다. 하지만 이랜드 역시 최근 성장세가 꺾인 모양세다. 이랜드는 중국 등 해외에서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률도 10%대를 지켰다.

브랜드도 티니위니, 뉴발란스, 스파오 등 40여개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랜드의 중국 사업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랜드는 티니위니 중국 사업권을 내놓은 상태다.

성주그룹이 전개하는 MCM 역시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했지만 최근 성장세가 꺾인 모양 세이다. 성주디앤디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5645억원으로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메트로시티(엠티콜렉션)도 일본 주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정식 매장을 오픈하지 않고 있다. 메트로시티는 오는 11월 이태리 밀라노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태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루이까또즈도 프랑스와 중국 등에 진출해 있다. 프랑스에는 플래그십스토어 1개 매장과 면세점에 1개 매장이 있다. 아울렛 매장은 최근 철수했다.

또 중국은 백화점 및 쇼핑몰 매장 12개와 면세점 9개를 운영하고 있다.

태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중국 백화점과 쇼핑몰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매출은 기대치만큼 큰 폭의 성장을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증가 추세에 있다"며 "특히 중국 유통 채널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온라인 및 면세점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극적이지 않고 성과도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K-패션 성공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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