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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기득권 세력 입증? 김진태가 겨냥한 언론인은...


입력 2016.08.26 21:25 수정 2016.08.27 05:53        전형민 기자

김진태발 "유력지 언론인, 대우조선 전세여객기로 외유"

당사자 "해당 사설은 여행전 썼으며 항공료도 200만원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홍보대행사)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를 이용해 유력 언론인과 함께 유럽 여행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홍보대행사)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를 이용해 유력 언론인과 함께 유럽 여행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력 일간지 간부, 대우조선 호화 전세여객기 타고 외유 밝혀져

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언론과 재계의 심각한 유착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한 유력 일간지의 언론인 S씨가 워크아웃중이던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를 타고 외유성 출장을 떠났고, 그에 대한 댓가로 호의적 기사를 썼다는 폭로다. 만약 폭로가 사실이라면 강력한 언론·재계 유착으로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의 박수환 대표와 유력 언론사의 고위 간부 S씨가 대규모 부실 문제로 청문회를 앞둔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를 얻어타고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커뮤니케이션의 박 대표는 현재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마침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와 유력 언론사 언론인이 대우조선의 호화전세기에 같이 탔던 것이 확인됐다"며 "당시 대우조선은 워크아웃 상태로 회사는 망해가는데, 회사CEO는 민간인까지 데리고 초호화 전세기를 사용했다. 그 며칠의 방문과 전세기 이용에 들어간 비용이 890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은 S씨가 소속된 언론사가 이 시기를 전후로 대우조선에 대해 우호적인 사설을 실었다며 "박 대표와 권력·언론의 부패고리들을 찾아내 철저히 수사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엄정수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1년 9월6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로 영국 TAG 항공사 소속 전세기를 이용했고 탑승객 7명 가운데는 박 대표와 S씨가 포함돼있다. 나머지 탑승객은 전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이다.

이 같은 김 의원의 폭로에 언론계는 발칵 뒤집혔다. 한 언론사는 김 의원에게 지목된 S씨의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조선일보의 모 주필 등이 거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동안 S씨가 게재한 사설과 언론에 실린 대우조선에 우호적인 기사를 일일히 찾아서 언급했고, 박 대표와 S씨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S씨의 형인 B씨가 대우조선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는 것도 밝혔다.

이에 대해 S씨는 자신이 속한 언론사의 경영기획실을 통해 △자신이 전세기를 이용한 거리와 인원을 환산하면 200만 원대의 항공료에 불과하며 △김 의원이 지적한 사설은 현지 취재를 가기 한참 전에 나간 것이고 내용도 대우조선해양을 주제로 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파장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네티즌 '0080****'는 관련기사에 댓글을 통해 "영화 내부자들은 이런 현실을 보고 만든 영화였다. 사실로 드러났다. 우리 사회의 가장 힘센 직업. 갑 중의 수퍼 갑. 부패 언론을 청산하지 않으면 선진화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네티즌 'g**'는 "언론권력이 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흔들려 한다"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 'CSG*****'은 "정말 지면을 더럽히고, 양심을 파는 언론은 퇴출해야합니다. 국민은 어리석지 않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며 언론의 모럴해저드를 지적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김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는 전제조건하에 "사실 그런 것 때문에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 김영란법에 언론인도 포함되지 않았느냐"며 "언론은 정부나 사회에 대한 감시·견제 장치로서의 역할을 위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가져야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인으로서 상당히 오랫동안 종사하신 분이 특정 기업에 흔들려서 양심을 져버린 부분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헌법적으로는 3권 분립인데 실상은 언론을 껴서 4권 분립이라고 한다"면서 "언론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우리사회에 긍정·부정적인 측면을 양산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결국 대한민국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도의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언론이 반성하고 자평하면서 제자리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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