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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재산공개, 액면 그대로 볼 수 있나


입력 2016.08.28 09:52 수정 2016.08.28 09:52        장수연 기자, 이슬기 기자

등록된 아파트 가격 실거래액과 상당한 차이…기준 현실과 괴리

1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대부부의 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본회의장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대부부의 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본회의장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등록된 아파트 가격 실거래액과 상당한 차이…기준 현실과 괴리

20대 국회에 처음 들어오거나, 재입성한 신규 등록 국회의원들의 재산이 26일 공개됐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직윤리법에 따라 20대 국회 신규 등록 국회의원 154명의 재산등록내역을 조사한 결과 신고재산 평균은 19억14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돈을 액면 그대로 볼 수 있을까.

본보가 154명의 신규등록 국회의원의 10%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중심으로 실거래가를 비교한 결과 조사된 아파트 가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소속의 A 의원이 보유중인 신반포3지구 전용면적 132.94㎡ 아파트의 2016년 5월 기준 국토부 실거래가(11층 기준)는 18억원대다. 약 9억원대로 표기된 재산신고 금액으로 거래될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B 의원과 국민의당 소속 C 의원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현대멤피스 전용면적 186.53㎡ 아파트 실거래가(2층 기준)는 12억9000만원, 아크로비스타 전용면적 138.96㎡ 아파트 실거래가(17층 기준) 는 13억5000만원대다. 약 9억원대, 7억원대로 기재돼 있는 금액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아파트 가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공직자 재산등록이 일반적 재산 개념인 실거래가가 아니라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공동주택가격열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시가는 양도세, 증여세 등 세금을 메기는 기준이다. 실거래가의 60~80% 수준으로 낮다. 공직자윤리법이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격'으로 주택, 토지 등 부동산 재산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둘 중 높은 액수인 실거래가를 선택하는 공직자는 드물다.

이에 기준시가 위주의 부동산 재산공개 시스템은 정확한 재산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본연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행종 세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실거래가에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매년 정부에서 주택가, 토지가 기준을 정하는 기준시가로 명시하는 게 맞겠지만 정부에서 보다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실거래가를 기준시가에 맞추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원들이 소유한 재산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20대 국회는 새로이 입성한 의원들의 '출신'이 다양한다는 점에서 일찍이 주목을 받아왔다. 영어학원 CEO부터 게임 업계 큰손, 홍보기획전문가까지 영역도 제각각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남다른 재산 목록도 눈에 띈다.   

한국나전칠기박물관장인 손혜원 더민주 의원은 재산 총액 46억 2852만원 중 골동품과 예술품이 28억 1800만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구체적으로는 도자기 7점, 가구 3점, 칠기 129점이다. 특히 조선시대 물품인 '쌍용무늬 관복함'과 1930년대 제작된 '금강산도 대궐반'은 각각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골동품이다. 여기에 2000만원을 넘는 시계도 3점을 보유했다.

새누리당 조훈현 의원 역시 사진과 동양화를 비롯해 1억 7500만원 상당의 골동품 및 예술품 4점을 기재했다. 눈에 띄는 건 5000만원에 달하는 '지식재산권'이다. 프로 바둑기사인 조 의원의 저서 '고수의 생각법'으로 인한 소득이다. 교수 출신인 같은 당 유민봉 의원도 '한국행정학' 출판권으로 2000만원의 지적재산권을 신고했으며,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군사전문가답게 저서 '안보전쟁' 등의 지적재산권이 529만원이다.

무생물에 그치지 않는다. 김현권 더민주 의원은 경북 의성군한우협의회장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3억 9800만원 상당의 한우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4.13 총선 공천 당시 '농민 대표'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은 바 있다. 그 외에도 새누리당 주광덕 권석창 의원은 각각 비올라(6500만원), 바이올린(2500만원)을 등록했다.

아울러 게임업체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인 김병관 더민주 의원은 19대 국회 '재산 랭킹 1위'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을 700여억 원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 의원의 재산 총액은 약 2300억원으로, 전체의 95%가 회사주식이며 부인 소유 재산 역시 카카오 주식이 대부분이다. 이어 박정어학원 설립자인 같은 당 박정 의원이 230억 원을 보유해 2위에 올랐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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