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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이 출마를? 방송인 정계진출 허와 실


입력 2016.08.28 09:51 수정 2016.08.28 09:51        문대현 기자

최근 홍석천 용산구청장 출마설에 이순재, 최불암 등 다시 주목

친근한 정치 실현한다는 장점 있지만 이제껏 성과 없었다는 비판도

방송인 홍석천이 지난 3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스타일 채널 온스타일의 'SIA LOOK' 컨벤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인 홍석천이 지난 3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스타일 채널 온스타일의 'SIA LOOK' 컨벤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방송인 홍석천의 용산구청장 출마설이 화제가 된 가운데 그간 정계에 몸을 담았던 방송인들의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은 일반인들에게 정치에 대한 흥미도를 높이고 친근감을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거물급 정치인으로 크는 경우는 흔치 않아 '반짝'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홍석천은 지난 23일 'MBC 에브리원'의 한 방송에 출연했고 MC 박소현으로부터 "홍석천 (레스토랑)로드를 만드는 목적이 차기 용산구청장을 노려서라는 말이 있던데"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홍석천은 아니라고 부인하며 "기자분들을 만나면 '다음 꿈은 뭔가요'라고 많이 물어본다"며 "내가 이태원에서 장사를 많이 하다 보니 '이태원에 대해서 많이 안다. 그래서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으니깐 이렇게 하다보면 용산구청장이라도 나가지 않겠나'라고 했는데 그게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MC들은 "공천을 받을 수 있겠나"라고 재차 물었고 홍석천은 "못 받으면 무소속이라도 나갈 수 있지 않나.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나갈까 한다"며 "50대엔 내가 뭐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는데, 60대에 동네를 위해 희생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답했다.

홍석천의 구청장 출마설은 기자와의 농담 섞인 대화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의 속내에 비춰볼 때 아예 가능성이 없는 말로 들리진 않는다. 해당 지역의 사정에 정통한 홍석천이 다음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엔 방송인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 국회의원이 되는 길을 선택, 정계에 발을 들이는 일이 적지 않았고 최근에도 다수 방송인들이 출마설에 휩싸이곤 했다.

이주일,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김을동…정계 진출했던 연예인

연예인 최초 국회의원은 홍성우 씨다. 1941년생의 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탤런트가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계에 욕심을 냈고 10대 국회에 입성해 서울 도봉구에서 3선을 지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후 부정축재에 연루돼 타격을 입고 정계를 떠났다.

홍 씨가 물꼬를 튼 이후 연예인의 국회 입성은 빈번해졌다. 영화배우 최민수의 부친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출신 고 최무룡 씨는 경기도 파주에서 13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설적인 코미디언 고 이주일 씨도 경기도 구리에서 14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는 임기를 마치며 '코미디 공부 많이 하고 국회를 떠난다'는 뼈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요즘 세대에겐 '꽃할배'로 더 유명한 영화배우 이순재도 14대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13대에 출마해 낙마를 경험했고 이후 절치부심해 배지를 달았다. 이 뿐 아니라 최불암, 강부자, 강신성일, 정한용, 최종원, 유정현 등 이름만 들어도 얼굴이 떠오르는 유명인사들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19대 국회에는 '삼둥이 할머니'로 더 유명한 김을동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와 2011년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이자스민 전 의원(새누리당)이 활약했고 최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나섰던 한선교 의원도 방송인 출신이다.

지자체장엔 2015년 2월 숨을 거둔 이대엽 전 성남시장이 있다. 1958년 데뷔해 10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해 1987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특별상까지 받은 그는 이후 정치에 입문해 3선 국회의원과 성남시장을 지냈다. 그러나 판교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말년을 쓸쓸히 보냈다.

방송인 출신 이계진 전 한나라당 의원은 17대, 18대 때 국회의원으로 활동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도전장을 냈지만 떨어진 바 있다.

김을동 의원이 지난 2014년 7월 6일 오후 대선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을동 의원이 지난 2014년 7월 6일 오후 대선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치호감도 높일 수 있어", "이제껏 성과 없었다" 엇갈리는 평가

이처럼 이제껏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고 정계로 발돋움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이를 두고 나오는 평가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데일리안'에 "최근 들어 방송인 뿐 아니라 스포츠인 등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정계에 진출하거나 진출설이 나돈 경우가 많았다"며 "김흥국, 차인표, 김제동, 정준호, 송일국 등 반듯한 이미를 갖고 있거나 특정 정당의 이념과 비슷한 캐릭터의 방송인들이 주로 그 대상"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TV 프로그램에서 쌓여진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각종 지역 행사에도 얼굴을 비추곤 하면서 지역민들의 호응을 받는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유리한 선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며 "이같은 점을 잘 살려 지역민들을 대변하고 주민들에게 어렵지 않은 정치인이 된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실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킨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이들이 한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현 상황에 방송연예 산업이 세계적으로 더욱 클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더욱 발전시키는 역할까지 해준다면 그야말로 1석 2조"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렇게 정치인이 되고 난 뒤 권력의 달콤함에 빠져 초심을 잃게 된다면 국민들에게 상당히 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본보에 "나는 방송인들의 정계 진출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본보에 "국회의원이든 지자체장이든 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에서 요구하는 전문성이나 정책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대중적 인기에만 편승해 공직에 오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일부 방송인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공직에 선출돼 별 성과를 남기지 못하는 적도 있었다"고 추가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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