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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인원 자살' 검찰수사 어땠길래…'무리수' 지적도


입력 2016.08.26 11:34 수정 2016.08.26 14:44        임소현 기자

유족·임직원에 보낸 유서서 "비자금은 없다"…결백 증명하려 했나

일각선 "수사 부담에 극단적 선택 한 것 아니냐" 안타까움

유족·임직원에 보낸 유서서 "비자금은 없다"…결백 증명하려 했나
일각선 "조사 부담 느낀 이 부회장, 감출 것 있었던 거 아니냐"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혐의 수사 관련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오전 소환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극단적 결정에 그룹 전체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세달 넘게 진행돼온 롯데 관련 검찰 수사가 무리하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이 부회장은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주변에서는 이 부회장의 차량과 함께 유서도 발견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세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검찰 수사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선택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특히 유족·롯데 임직원 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의 유서에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극단적 선택이 아니었겠냐는 분석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앞서 검찰 수사가 다소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어 수사 진행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착수한 이후 이례적인 전방위 계열사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주요 계열사 몇 곳은 두차례 이상 압수수색하면서 검찰이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실제 검찰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압수수색에 이어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이어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여러 차례 나왔다.

반면 감춰야하는 '진실'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소환 조사가 임박하자 부담감을 느낀 이 부회장이 어쩔 수 없이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검찰은 최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황각규 정책본부실장 등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을 집중 소환 조사해왔다.

검찰이 결국 수사의 칼끝을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에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핵심 조사 대상으로 이 부회장이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소환 조사 이후에는 신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 일가 소환이 줄줄이 예정돼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소환 조사에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 간 부당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배임·횡령 혐의,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최고 핵심인사다. 신 회장의 '사람'으로 평가되며 신 회장의 그룹내 후견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지난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 한 이후 1987년까지 14년간 호텔롯데에서 근무했다. 이어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관리와 상품구매, 영업 등의 핵심 업무를 고루 거쳤다.

1997년 50세에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후 10년 동안 롯데쇼핑을 유통업계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엔 정책본부의 부본부장을 맡게 되면서 신 회장을 보좌하기도 했다. 이어 2011년 롯데정책본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신 회장을 대신해 정책본부를 책임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제2롯데월드의 안전관리를 총괄해왔고 9월부터는 롯데그룹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분"이라며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롯데 측은 이 부회장의 사망을 사실로 확인하고 빈소 마련 등 장례 형식과 관련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해야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음은 검찰의 롯데 비자금 수사 일지.

▲ 2016.5.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면세점 입점 로비 차원에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롯데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 수사 시작.

▲ 2016.6.2. =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 자택 등 압수수색.

▲ 2016.6.10. = 롯데 본사(정책본부)와 호텔·쇼핑 등 17개 계열사,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자택 등 전격 압수수색.

▲ 2016.6.13. = 호텔롯데,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 제출. 호텔롯데 등기이사 신 이사장의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등의 여파.

▲ 2016.6.14. =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15곳 압수수색. 롯데 변호인단 구성.

▲ 2016.6.17. = 그룹 재무 책임자였던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소환조사.

▲ 2016.6.22. = 조세포탈 혐의로 전 롯데케미칼 재무담당이사 구속.

▲ 2016.6.23. = 그룹 자금관리인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 소환 조사.

▲ 2016.6.25. = 신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세 번째 승리.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홀딩스 대표,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해임안 다시 부결.

▲ 2016.7.1. = 신 이사장 소환 조사.

▲ 2016.7.3. = 신 회장, 4주만에 김포공항 통해 귀국.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힘.

▲ 2016.7.7. = 신 이사장, 70억원대 횡령·뒷돈 수수 혐의로 구속.

▲ 2016.7.8. = 신 총괄회장, 신 회장 출국금지.

▲ 2016.7.18. =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 소환조사.

▲ 2016.7.19. =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계열사 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영장 청구됐으나 기각.

▲ 2016.7.23. = 기 전 사장, 200억원대 세금 부당하게 환급받은 혐의로 계열사 사장으로는 처음으로 구속.

▲ 2016.8.5. = 신 회장 최측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비공개 소환 조사.

▲ 2016.8.16. =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검찰 출석.

▲ 2016.8.20. = 허 사장 영장 기각.

▲ 2016.8.25. =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실장(사장) 소환 조사.

▲ 2016.8.26. = 이인원 부회장 소환 조사 예정이었지만 숨진 채 발견.

임소현 기자 (shl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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