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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이라는 희망 쏘아올린 '3당 체제'


입력 2016.08.25 21:07 수정 2016.08.25 21:16        전형민 기자, 이슬기 기자, 문대현 기자

조정자 역할 해낸 국민의당, 서로 양해한 새누리·더민주

26일 증인협상에서 새누리 태도가 앞으로 정국 가늠자될 듯

정진석 새누리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추경안 처리와 서별관 청문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 의사일정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추경안 처리와 서별관 청문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 의사일정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정자 역할 해낸 국민의당, 서로 양해한 새누리·더민주
26일 증인협상에서 새누리 태도가 앞으로 정국 가늠자될 듯


여야가 25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에 합의하며 정기국회 일주일 전 꽉 막혔던 정국을 풀어냈다. 추경 '골든타임'을 앞둔 극적 타결에 각 당이 서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3당 체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인 김도읍·박완주·김관영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열어 이런 내용을 잠정 합의했고 각 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회동의 잠정 합의를 추인했다.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 최·종·택 청문회'라고 불리는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가 연석청문회 형태로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다. '최·종·택 청문회'라고 불리게된 야당 주장 핵심증인인 최경환 전 기재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증인채택은 26일 기재위에서 의결하되, 증인협의는 계속하기로 했다.

또한 여야는 26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2015회계년도 결산심의 및 추경심의를 재개하고 오는 30일 오전 9시 본회의를 열어 이를 의결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백남기 농민 청문회'는 9월5일~7일 중 하루를 정해 국회 안행위에서 열기로 했다. 합의서에는 청문회에 퇴임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명시했다. 강 전 총장은 백남기 농민이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았을 당시 경찰의 수장이었다.

당초 정치권은 추경과 청문회가 묶이면서 자칫 추경이 처리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았다. 여야가 청문회의 증인으로 현 정권 핵심 요직을 거친 최경환 전 기재부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반드시 '출석시켜야한다'와 '출석시킬 수 없다'로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투트랙 전략 제시한 '조정자' 국민의당

하지만 결국 정치권은 합의점을 찾아냈다. 평행선에 균열을 일으킨 쪽은 국민의당이었다. 국민의당은 절대 안 된다던 증인협상에 유연성을 보이며 추경과 청문회 문제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하며 협상을 이끌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증인협상 가능' 발언이 큰 역할을 했다. '최·종·택 트리오' 없는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던 더민주와 달리 새누리당에 운신의 여지를 남겨 협상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청문회 증인채택에 대해 우리가 양보했다고 돌팔매질을 한다면, 박지원과 국민의당은 경제를 위해 돌맹이를 맞겠다"며 "무조건 국회가, 3당이 싸우고 추경안을 정쟁으로 삼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는 증인채택에 대한 여유로, 더민주에는 '대신 돌맹이를 맞겠다'로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추경안 처리와 서별관 청문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 의사일정에 합의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추경안 처리와 서별관 청문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 의사일정에 합의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파행 막아내며 성과 만들어낸 더민주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의 의회주의자적 성향도 빛났다는 후문이다. 이번 협상은 얼핏봐도 더민주가 별로 얻은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만약 기존에 야권이 해온 '장외투쟁' 등으로 정기국회가 파행됐다면 국민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은 더해지고, 더민주는 민생을 내팽개쳤다는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이번 협상 과정 내내 의회내에서 타결을 보려했고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논의에서 진전된 백남기 청문회를 받았으니 (최경환·안종범) 둘 없이 하는 것을 (새누리당이) 받아달라고 해서 의총에서 양보했다"며 "이번 합의 정신의 기본 골자는 백남기 청문회를 받고, 증인 채택은 우리가 양해해준 것이고, 실제로 국감이나 운영위가 열리면 안종범 수석은 안 나올 수 없다. 그 때 추궁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국회는 지난 원구성협상에 이어 다시 한 번 제3당 체제의 가능성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또 한 번 꽉 막혔던 정국을 풀어냈고, 거대 양당은 서로 양해했다. 틀에서 벗어나기보다는 어떻게든 의회내에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합의에 따라 이어질 '서별관 청문회'의 증인채택에서 정부여당이 얼마나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합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는 9월 정기국회 일정에도 합의했다. 이날 합의문에 따르면 9월5~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20~23일 대정부질문, 9월26일~10월15일까지는 국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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