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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코리언 메이저리거, 결국 내구성?


입력 2016.08.25 09:12 수정 2016.08.25 09:1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8명 모습 드러냈지만 규정타석 진입 제로

KBO리그서 혹사, 이미 지쳐 메이저리그 진출

안타깝게도 올 시즌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는 단 1명도 없을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 안타깝게도 올 시즌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는 단 1명도 없을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

역대 최다 인원이 도전장을 던진 올 시즌 코리언 메이저리거의 기상도는 잔뜩 흐리게 끝날 전망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한국인 선수는 세인트루이스 오승환과 볼티모어 김현수뿐이다. 최근 이대호와 강정호, 최지만이 부진 또는 부상 등의 이유로 로스터에서 제외됐으며 박병호와 류현진, 추신수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올 시즌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류현진의 성공과 지난해 강정호의 연착륙으로 메이저리그가 KBO리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확 달라졌다. 각 구단의 스카우트들은 한국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국내 구장들을 뛰어다녔고, 이 과정에서 이대호, 오승환, 박병호, 김현수가 한꺼번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즌 후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도전장을 던진 이들의 신인왕 가능성 여부는 논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며, 단 1명도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한국 선수들의 규정 타석(또는 이닝) 진입은 사실상 물거품 됐다. 주전 선수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규정 타석은 메이저리그 전체 경기 수에 3.1을 곱해야 하며, 투수의 규정 이닝은 정확히 전체 경기 수를 이닝으로 환산하면 된다.

사실 규정 타석 또는 이닝을 채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딘 한국인 선수 중 이 요건을 충족한 선수는 고작 4명뿐이다.

1세대 메이저리거인 박찬호가 17년 커리어 중 5차례 규정이닝을 돌파했고, 텍사스의 추신수는 12년 동안 절반인 6차례 규정 타석을 통과했다. 이밖에 류현진과 서재응이 각각 1회씩 달성했다. 류현진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리그에서부터 성장한 선수들이다.

한해에 규정타석을 통과하는 타자는 140명이 조금 넘는다. 30개 구단 평균으로 따지면 4.67명 정도가 해당된다. 투수는 80명 내외로 2.67명이다. 결국 1번부터 5번까지 상위 타선의 선수들과 1~3선발 투수들이 해당되는 셈인데 규정 타석(이닝)을 소화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경우 한국 선수들보다 진입 횟수가 더 많다. 올해로 16년째 메이저리그 시즌을 맞은 스즈키 이치로는 2013년까지 13년 연속 규정 타석을 소화하다 최근 3년간 조건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13번의 횟수는 당연히 아시아 선수 최다 기록이다.

투수의 선구자였던 노모 히데오는 박찬호보다 5년 짧은 12년간 활약했지만, 규정 이닝 돌파는 오히려 8번으로 더 많았다. 10시즌을 뛰었던 마쓰이 히데키도 7번의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다.

이쯤 되면 한국 선수들의 내구성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메이저리그의 일정과 이동 거리는 KBO리그에 비해 훨씬 빡빡한 편이다. 여기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당연히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몸을 끌고 경기에 나선다면 부상에 노출되기 쉽다.

너무 늦게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을 얻는다는 점도 문제라면 문제다. KBO리그는 9시즌(대졸 8년)을 채워야 비로소 FA 자격을 얻는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진출할 수도 있지만 류현진의 사례처럼 빨라야 7년이 걸린다. 결국 20대 후반, 30대에 이르러야 빅리그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대호, 오승환처럼 아예 30대 중반에 입성하는 경우도 있다.

메이저리그는 신인 때부터 철저하게 선수 몸 관리에 나선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나 맷 하비 등에게 한계 이닝을 설정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잘하면 잘할수록 혹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구단과 리그의 사정도 있지만, 일본의 포스팅 자격 요건은 고작 1시즌에 불과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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