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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만에 기자회견장 서는 김무성, 속내가?


입력 2016.08.25 05:42 수정 2016.08.25 05:43        문대현 기자

강성노조 비판 발언 사과 위해 직접 기자실로

수많은 질문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3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구갑·동구을·달성군 등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두겠다"며, "후보등록이 끝나는 내일까지 최고위회의도 열지 않겠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3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구갑·동구을·달성군 등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두겠다"며, "후보등록이 끝나는 내일까지 최고위회의도 열지 않겠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근 방중 행보를 펼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오는 26일 국회 정론관에 설 예정이다. 대표를 지내던 지난해 9월 자신이 뱉은 말을 사과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정치적 발언을 내놓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에 이목이 쏠린다.

24일 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22일 중국을 방문해 3박 4일 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 전 대표는 귀국 직후 콜트악기 노조를 향해 사과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9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콜트악기·콜텍은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인데 강경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김 전 대표의 발언이 왜곡됐다며 사과를 요구하며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콜트악기가 부평공장을 폐업하는 등 사정이 나빠진 이유는 노조 파업 때문이 아니라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11월 김 전 대표를 상대로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6일 김 전 대표가 합의된 일시, 공개 장소에서 기타 제조업체 콜트악기 노조에 유감(사과)을 표명하기로 한다는 강제조정 결정을 지난달 내렸다. 김 전 대표가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26일 기자회견장에 오르게 됐다.

13개월 만에 기자회견장 밟는 김무성

당에서 지도부나 중진급에 해당하는 인사들이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는 일은 잘 없다. 평소 공식 회의석상에서 하는 주요 인사 발언들은 대부분 기사화되고 거물급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행사에는 항상 기자들이 붙어 멘트를 받아내기 때문에 그들이 직접 기자들을 찾아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김 전 대표도 대표 취임 이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것은 손에 꼽힐 정도다. 김 전 대표가 가장 최근 기자회견장을 찾았던 것은 13개월 전이다. 당시 김 전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무산과 관련해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국회법 개정안 내용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강제성이 없다고 해석을 했지만 야당은 강제성이 있다고 계속 주장하며 갈등과 혼란이 지속됐다"며 "이와 관련 정부 내 법령 유권 해석기관인 법제처에서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집권 여당으로서 그 뜻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입법 활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민생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전 대표가 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틀 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는 옷을 벗었다. 이 정도의 위중한 상황에서만 기자회견장 무대에 오르는 '무대(무성대장, 김 전 대표 별칭)였던 셈이다. 이후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당사 기자회견장에 선 적은 있지만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런 상징성에 비춰볼 때 이번 무대에서 김 전 대표가 예정된 사과문 외에 어떤 얘기를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김 전 대표가 마이크 앞에 서서 돌출 발언을 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지난 번에도 준비된 원고문만 읽고 고개를 숙이고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관심은 백브리핑이다. 국회 정론관 출입문 앞에는 회견을 마친 사람이 더 깊고 자세히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곳에는 수 많은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들이 몰려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에도 역시 수 많은 기자들이 회견을 마친 김 전 대표에게 붙어 다양한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가 백브리핑에 응할 지는 의문이다. 다소 민감한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던 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정치권엔 사드 배치와 그로 인한 악화된 한중 관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태 등 현안이 산적해 있고 또 그의 방중 성과에 대한 궁금증도 있어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5년 7월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송구하다”며, “집권여당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취지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5년 7월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송구하다”며, “집권여당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취지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노동정책 관련 이념 좌표 재설정하는 계기 삼으려는 의도"

전문가들은 김 전 대표가 노동문제를 대하며 지나치게 강성 우파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을 개선하기 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과 중도무당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4일 '데일리안'에 "김 전 대표는 공개적으로 내놓기 민감한 언급을 하며 대표 시절 강성 우파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며 "김 전 대표에게 지금 주어진 과제는 수도권과 중도무당층으로의 지지율 확장인데 이번 기자회견이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엄 소장은 "전에 비해 오른쪽에서 중도로 이념 좌표가 약간 좌클릭되지 않을까 본다"며 "각종 현안이 많이 있지만 사드 문제를 건들기에는 중국과 나름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는 김 전 대표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본다"고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본보에 "앞으로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추진할 것인지, 근로자들의 권리 회복과 노사 관계의 발전적 방향에 있어서 본인의 입장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다"며 "본인 입장에서는 이번 사과 기자회견이 오히려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외에도 사드, 추경, 청와대 인사 등 많은 현안들이 있는데 최근 김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 청와대와 굉장히 각을 세워오지 않았나"라며 "방중 기간 동안 특별한 정치적 발언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자연스럽게 돌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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