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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2년 만에 중국행, 관전포인트는?


입력 2016.08.23 05:23 수정 2016.08.23 05:25        문대현 기자

2014년 방중에서 '개헌론' 꺼내들어 논란

전문가 "김무성의 입을 주목하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근 민생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2일부터 3박 4일 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대표 재임 시절 중국을 찾은 자리에서 민감한 '개헌론'을 꺼내들며 국내 정가를 뒤집어 놓은 바 있어 이번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 지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 측에 따르면 그의 이번 행보는 통일 정책과 관련이 있다. 그는 방중 기간 동안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를 다니며 옌볜대 등에서 열리는 통일 세미나에 참석하고, 백두산 탐방에 나선다. 이후 룽징으로 가 3·13 만세운동 현장과 시인 윤동주 묘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눈에 띄는 통일 행보다.

정가에선 김 전 대표의 이번 일정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외교 분야 정책 구상을 위한 포석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한 명의 국회의원 자격이라기 보다 새누리당 예비 주자로서 언론의 노출도를 높이고 향후 공약에 반영할 수 있는 외교안보 정책을 연구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김 전 대표가 전라도 일대부터 시작해 민생탐방을 돌고 있는 점도 중국행을 단순한 출장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김 전 대표 측은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공부하기 위함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의 움직임을 펼치기 위한 것이라는 시선을 피할 순 없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22일 '데일리안'에 "김 전 대표의 이번 중국행은 단순한 출장이 아니라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대선 때 반영할 통일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지금 이 시기에 단순한 국회의원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과거 중국을 방문 했을 때 '그동안 중국에 왔던 총재들은 대권에 출마했다'는 이야기에 "대권행보는 내가 만들어서 오는 것인데, (이번에는) 중국 공산당에서 초청해서 온 것"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의 발언에 비춰 본다면 이번 일정은 명백한 대권 행보로 볼 수 있다.

2년 전 중국 방문했던 김무성 '대표', 개헌 내뱉어 국내 '왈칵'

김 전 대표가 중국을 방문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그가 대표최고위원 자리에 오른지 불과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던 2014년 10월, 그는 중국 공산당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다. 당시 그는 상하이, 베이징 등지를 돌며 중국 정치 지도자들과 우리 교민들을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펼쳤다.

3박 4일 간 일정 중 '김무성 대표'에게는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그 중 제일 뜨거웠던 것은 단연 '상하이발 개헌론'이다. 일정 마지막 날이었던 16일 오전 상하이 홍차오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정기국회가 끝난 뒤 개헌 논의의) 봇물을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도가 절충된 '이원집정부제'의 검토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나도 내각제에 대해서는 (권력 변화 등)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정부통령제를 선호했는데 점점 더 진영논리에 의한 양극대립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열흘 전인 6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라고 선을 그어뒀던 상태에서 여당 대표인 김 대표 발언의 파장은 컸다. 당시 상황은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국내를 비운 시점이었는데다가 각론에서도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4년 중임제를 주장했지만, 김 대표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강조하면서 반대의 입장을 보여 당청 간의 갈등은 더욱 크게 부각됐다.

청와대와 당내 친박계는 부글부글 끓었고 야당은 환영의 표시를 했다. 예상보다 파장이 커지자 김 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여당 대표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김 대표는 "식사하면서 평소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폭발적으로 될 지 몰랐다"고 물러섰다.

김무성 방중의 관전 포인트…그의 입을 주목하라

이처럼 김 전 대표는 방중 기간 동안 일정을 소화하며 생기는 일보다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렇기에 이번 방중 역시 김 전 대표의 입에 주목할 만하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한 이후 현재 권력인 박 대통령을 향해 '할 말은 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 방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의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가 즉각 반발하며 한 차례 맞섰지만 김 전 대표는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후 광주 청년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권력은 독점할수록 작아지고, 국민은 반발한다. 권력은 나눌수록 커지기 때문에 이제는 제왕적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대놓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김 전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이목을 끈다. 현재 김 전 대표 측은 "(이번 방중 기간) 정치적 발언은 자제한다"고 밝혔지만 상하이발 개헌론도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에 터졌다. 최근 국내 정치권엔 사드 배치와 그로 인한 악화된 한중 관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 대표의 입이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김 전 대표가 이번에도 방중 기간 동안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 주목을 끌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욱 강도 높은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도 "정치인은 결국 말로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받지 않나"며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부각시켜 몸집을 불려야 하는 김 전 대표의 입장에선 이번 방중 기간 중 한 번 정도는 예기치 못한 '깜짝 발언'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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