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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디젤, '연비깡패'의 심장을 이식한 럭셔리 세단


입력 2016.08.15 09:00 수정 2016.08.20 12:43        박영국 기자

<시승기>한 번 주유로 1000km 주행 거뜬…동력성능도 기대 이상

경남 남해의 한 마을에 멈춰선 SM6 dCi.ⓒ데일리안 경남 남해의 한 마을에 멈춰선 SM6 dCi.ⓒ데일리안

지난 3년간 르노삼성자동차를 먹여 살린 차종은 QM3와 SM6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11월 국내 출시된 QM3는 깜찍한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로 인기를 끌며 르노삼성의 국내 판매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올해 3월 출시된 SM6는 럭셔리한 디자인과 뛰어난 운전재미로 단번에 르노삼성의 주력차종 자리를 차지했다.

이달 출시된 SM6 디젤(dCi)은 이 두 차종의 장점을 조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SM6의 럭셔리한 차체에 ‘연비깡패’로 명성을 떨치던 QM3의 심장을 얹었으니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장점의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낼지 기대가 크다.

최근 SM6 디젤과 함께 2박3일간의 휴가를 보냈다. 당초 계획은 서울을 출발해 남해를 찍고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단순 왕복으로는 연료가 바닥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연료가 바닥날 때까지 달리는 게 이번 시승의 목표였으니) 중간에 경남 진주와 전북 진안까지 들렀다.

사실 서울서 남해까지만 해도 웬만한 차로는 추가 주유 없이 왕복이 어려운 거리다. 거기다 이미 출발 전부터 퇴근을 위해 서울 시내를 한참 돌아다녔으니 출발 당시만 해도 중간에 다른 곳으로 빠질 생각은 하지 못했다.

SM6 디젤의 공동고시연비가 17.0km/ℓ인데, 연료탱크 용량은 51ℓ다. 단순 계산으로 주행가능거리가 867km로, 편도 400km에 육박하는 서울 가산동-남해 은모래비치를 왕복하고 나면 남는 연료는 충분치 않다.

하지만 막상 SM6 디젤을 끌고 길을 나서니 생각이 달라졌다. 고속도로에서는 연비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운전해도 20km/ℓ대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트립컴퓨터를 리셋하고 수원광명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약 50km구간을 별도로 측정한 결과 연비는 21.6km/ℓ가 나왔다.

휴가철이라 막히는 구간도 있었고, 폭염이라 에어컨은 풀가동했고, 성인 둘에 아이 하나, 그리고 그 인원이 2박 3일간 사용할 짐까지 한가득 싣는 등 갖은 악조건을 부여했음에도 불구, SM6 디젤은 17.0km/ℓ의 공동고시연비가 상당히 보수적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경남 남해의 한 마을에 멈춰선 SM6 dCi.ⓒ데일리안 경남 남해의 한 마을에 멈춰선 SM6 dCi.ⓒ데일리안

통영대전고속도로에 진입해 차들이 좀 뜸해지자 이제 연비는 그만 신경 쓰고 좀 밟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SM6 디젤과 관련해 가장 큰 우려의 시선은 1.5ℓ에 불과한 배기량과 그에 따른 동력성능이다. 통상 중형 세단에는 2.0ℓ 혹은 1.7ℓ 엔진이 장착되는 게 기본인데 그보다 낮은 숫자가 붙었으니 너무 허약한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온다.

엄밀히 말하면 SM6 디젤에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뒷목이 뻐근할 정도의 가속성능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SM6 터보 모델과 비교하면 격차가 확연하다. 하지만 ‘허약’이라는 단어는 억울하다.

디젤엔진 특유의 높은 토크에 터보차저의 출력까지 더해져 저속에서건 고속에서건 큰 스트레스 없이 운전자의 의도를 따라준다. 최고 시속 180km까지도 무리 없이 올라간다.

같은 1.5ℓ 디젤엔진을 장착한 QM3를 시승했을 때보다 달리는 느낌은 월등히 좋았다. 사실 덩치가 더 큰 SM6 디젤이 다소 굼뜨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의외로 두 차종의 무게차이는 크지 않다. 공차중량은 SM6 디젤이 1420kg, QM3가 1305kg으로 차이는 115kg이다. 성인남성 두 명 무게만큼도 안 되는 차이다. 여기에 공력성능(바람의 저항 감소)은 세단인 SM6가 더 우수하다.

결정적으로 엔진의 출력과 토크 차이도 있다. 둘 다 1.5 dCi 디젤 직분사 터보엔진을 장착했다지만 세팅에서 차이가 크다.

QM3는 최고출력이 90마력, 최대토크가 22.4kg·m지만 SM6 디젤은 최고출력이 110마력, 최대토크가 25.5kg·m이다. 동일 엔진으로 세팅을 다르게 한 것 치고는 상당한 차이다.

경남 남해의 한 마을에 멈춰선 SM6 dCi.ⓒ데일리안 경남 남해의 한 마을에 멈춰선 SM6 dCi.ⓒ데일리안

남해에 도착해 상주은모래비치와 삼동면 독일마을, 삼천포대교 등을 돌며 해안을 따라 굽이진 도로를 달릴 때는 SM6 디젤의 탄탄한 하체가 빛을 발했다. 급커브길이 수시로 등장했지만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덕에 여유있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다시 서울로 출발하며 연료를 체크하니 절반이 훨씬 넘게 남았다.

어차피 막히는 길 쉬엄쉬엄 가자는 생각에 진주에 들러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소개된 유명한 국밥집에서 끼니도 때우고 통영대전고속도로에서 금산IC로 빠져 전북 진안 운일암반일암계곡에서 경치도 즐겼다.

서울에 도착하니 총 주행거리는 1000km에 육박했지만, 여전히 연료는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료경고등에 불이 들어온 것은 다음날 출근길에서였다.

남해에서 출발할 때 리셋한 트립컴퓨터는 서울에 도착해 확인해 보니 18.2km/ℓ의 평균연비를 기리키고 있었다. 고속도로는 물론 경사가 심한 산길과 일부 시내구간을 포함한 결과다.

연료 소비는 알뜰하지만 외관은 SM6의 럭셔리한 포스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SM6 디젤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멈춰선 이 녀석은 국산차들 사이에서는 월등히 빛나는 자태를 뽐냈고, 가격이 두 배 이상 나가는 수입차들 사이에 세워 놔도 전혀 초라하지 않았다.

내부 디자인 역시 SM6의 고급스러움을 그대로 이어받았으나, 편의사양은 좀 덜어냈다. 시승차는 디젤 최상위 모델이었음에도 불구, 기존 1.6 터보와 2.0 가솔린 최상위 모델에는 있었던 일부 사양이 빠져 있다.

터보·가솔린 모델 출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8.7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평범한 7인치 가로형으로 바뀌었고, 내비게이션도 기본 장착 없이 스마트폰 미러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앞좌석 통풍시트도 제거됐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사라진 것은 디자인 측면에선 다소 허전하지만, 1.6 터보모델 시승 당시 다소 불편했던, 스크린을 여러 번 터치해야만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었던 고충에서 벗어난 것(일반적인 스위치 방식이다)은 오히려 반갑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맞춤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하는 멀티센스(Multi-Sense) 기능은 터보·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다.

편의사양이 다소 빈약한 것은 중형 세단의 심리적 저항선인 3000만원을 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측은 터보 및 가솔린 모델의 경우 ‘RE’가 최상위 트림이지만, 디젤은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모델이기 때문에 ‘RE’ 트림을 운영하지 않아 일부 고급 사양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SM6 디젤의 가격은 기본 모델인 PE가 2575만원, SE는 2795만원, LE는 2950만원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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