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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다이너마이트 버금가는 지뢰밭 타선의 한계


입력 2016.08.26 09:45 수정 2016.08.26 15: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빙그레 시절 다이너마이트 위력 연상

타자들 대부분 30대라는 점 아쉬워

한화이글스 타격을 이끄는 정근우-이용규. ⓒ 연합뉴스 한화이글스 타격을 이끄는 정근우-이용규. ⓒ 연합뉴스

역대 프로야구 강타선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과거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별칭이 주는 임팩트에서도 알 수 있듯, 당시 빙그레 타선은 가공할 만했다. ‘1인 10역’ 이종범의 해태, ‘거포 군단’ 삼성도 무시무시했지만 빙그레 타선은 테이블세터·클린업트리오·하위타선까지 쉬어갈 곳이 없었다. 어떤 타순에서도 한 방이 터질 수 있는 무시무시한 폭탄 밭이었다.

이글스 역사상 최고의 리드오프라고 평가받는 이정훈은 ‘악바리’라는 별명처럼 지긋지긋할 정도로 배터리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이강돈의 방망이는 찬스 때마다 적시타를 뽑아냈다. 장종훈은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을 넘어선 거포의 대명사다. 그 외 이중화, 강정길, 전대영, 강석천, 김상국, 조양근 등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수시로 터지며 투수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올 시즌 한화 타선이 딱 그렇다. 이용규의 끈질긴 승부는 자타가 인정한다. 과거 이정훈이 그랬듯 타석에서 결코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는다. 안타 생산능력도 뛰어나지만 놀라운 커트 능력으로 투수들을 지치게 한다. 최근에는 방망이에 큰 불이 붙어 타격왕 등극도 노린다.

정근우는 이강돈이 그랬듯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자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야수다. 빠른 발에 수준급 장타 능력도 겸비해 주자가 있든 없든 분위기를 한화 쪽으로 끌어오는 능력을 갖췄다.

김태균은 전성기에 비해 장타력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어려운 타자다. 빼어난 선구안으로 유인구에 당하지 않고, 중심을 뒤에 두고 볼을 오래 보는 스타일이라 빠른 볼과 변화구 모두 자유자재로 때린다.

윌린 로사리오는 댄 로마이어, 제이 데이비스 이후 오랜만에 나온 한화표 대형 외국인타자다. 메이저리그(MLB) 단일 시즌 28홈런을 쏘아 올린 거물타자답게 찬스마다 무시무시한 파워를 내뿜는다. 이용규, 정근우, 김태균 등 출루율 높은 타자들이 루상에 나가면 여지없이 불방망이로 그들을 불러들인다. 타점왕 등극도 유력하다.

과거 빙그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그랬듯 한화에는 이들 외에도 위협적인 타자가 넘쳐난다. 올 시즌 물이 오른 송광민을 필두로 김경언, 하주석, 양성우, 권용관 등 언제든 적시타가 가능한 타자들이다. 이용규, 정근우, 김태균, 로사리오를 신경 쓰다가 이들에게 얻어맞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한화 팬들은 현재의 지뢰밭 타선에 대해 온전히 만족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김태균, 정근우, 김경언, 장민석(이상 82년생), 최진행, 이용규(이상 85년생), 권용관(76년생), 차일목(81년생), 조인성(75년생) 등 주축야수들 대부분이 30살을 훌쩍 넘겼다.

그나마 유망주로 꼽히는 양성우마저 20대 후반이다. 다른팀의 20대 초중반 타자들과 비교하면 나이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KIA로 트레이드 시킨 '군필' 좌타 외야수 노수광(90년생), 오준혁(92년생)이 더더욱 아까울 수밖에 없다.

현재의 한화는 투수진마저 박정진, 배영수, 권혁, 송은범, 심수창, 정우람, 윤규진, 안영명, 정대훈, 송창식 등 노장들이 주를 이뤄 선수단 평균 연령이 매우 높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성적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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