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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실종 대권은 맹종' 김무성의 배낭여행


입력 2016.08.06 11:13 수정 2016.08.06 11:13        이신훈 새마음포럼사무총장

<기고>'민생'을 걸어야 '대권'도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1913송정시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1913송정시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무성 전 대표가 배낭을 메고 '민생투어'를 나섰지만 이를 믿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김 전 대표는 '민생'을 버리고 '대권' 행보를 걸었다.

대권행보 첫 번째 방문지는 진도 팽목항이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진도 팽목항에서는 세월호 사고에 대해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이라 표현하며 “세월호가 왜 국론분열과 정쟁의 원인이 되는지 안타깝다”고 SNS에 밝혔다. 지금 한반도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열기가 뜨겁다. 이 영화로 인해 공교육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청년들이 6.25 전쟁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은 세월호 사고가 아니라 김일성의 기습남침에 의한 '6.25 전쟁'이다.

김 전 대표는 세월호 사고로 인한 국론분열과 정쟁의 원인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본인이 새누리당 대표였던 기간 내내 세월호 사고를 이용한 세월호 사건들이 벌어졌는데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안보이고 안 들렸단 말인가?

세월호 사고로 인한 국론분열과 정쟁의 원인은 사고를 사건으로 만드는 반대편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대표 인식이 이러하니 정부가 여당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김 전 대표는 3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5.18 정신을 살리기 위해 ‘님을 위한 행진곡’ 결단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책과는 180도로 다른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또다시 개헌을 꺼내 들었다.

2014년 10월 16일, 대통령이 아셈 외교를 위해 출국한 상황에서 김 전 대표는 개헌론을 꺼내 당청 분란을 일으키다 30시간 만에 대통령께 죄송하다며 꼬리를 내렸는데 지금 개헌은 자신의 소신이라 밝힌 것이다. 4일인 오늘은 전남 여수 수협을 방문해서 “5년 단임 대통령제 실패”를 외치며 대통령 힘을 빼놓는 개헌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가 19개월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전 여당 대표에 의해 실패한 대통령으로 정의된 셈이다.

저러한 생각으로 약 2년간 당대표직을 수행했으니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무성 및 몇몇 의원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열심히 뛴 의원들이 친박으로 분류되어 계파갈등의 주범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당대표와의 갈등도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이 만나주지 않는다며 책임을 돌렸지만 내막을 보면 정부의 방침을 당대표가 합의도 없이 독단적인 행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반 헌법적 발언도 일삼았다.

코레일 노조 파업 사건 때에 당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원칙을 고수하며 강성 노조를 상대했지만 김무성 대표는 정부와 최 사장과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노조 지도부와 협의함으로써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또한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의 2014년 신년사였던 ‘통일 대박’을 자의적으로 왜곡 해석했을 뿐만 아니라 반 헌법적 발언도 내뱉었다. 2014년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경제교실’에서 김 전 대표는 통일대박을 언급하며 “우리 민족이 함께 어울려 잘 사는 경제통일을 바탕으로 하는 공존통일이 돼야 한다”며 말했던 것이다.

헌법 제4조에 대한민국의 통일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하라’며 명시되어 있다. 김 전 대표의 통일관은 헌법에 위배 될 뿐만 아니라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순진한 생각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

우선 ‘공존통일’이란 용어의 핵심은 ‘영구분단’이며, 경제통일을 하겠다는 것은 북한에 무한한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북한과 더불어 공존하겠다는 식의 망상과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은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을 뿐더러, 집권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했던 것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이 당 대표도 만나주지 않는 불통이라 말하곤 하지만, 당 대표로서 신뢰와 원칙을 강조한 박 대통령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민심을 듣겠다며 떠났던 배낭여행의 본질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가서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전당대회에 출마한 비박 후보 단일화를 외치는 막후정치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를 실패로 만들어 어부지리를 얻겠다는 의도일까? 현 시점에서 개헌의 목소리는 맞지도 않을 뿐더러 레임덕만 불러 올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남은 임기동안 개혁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국회에서 개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슈화가 된다면 국민의 관심과 여론은 개헌에 쏠릴 수밖에 없으며 박근혜 정부는 남은 임기동안 식물 정부가 될 것이다. 역대 최악의 식물 국회로 불린 19대 국회에서 여당의 당 대표를 했던 사람이 개헌론을 끄집어내어 정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려 하는 건 배신이 아니라 반역적 정치라 할 수 있다.

대권 행보를 하는 김무성 전 대표는 개헌을 하고 싶다면 야권과 협의한 뒤,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게 순리일 것이다.

글/이신훈 새마음포럼사무총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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