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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자본 침공에 금융권 '니하오' 열풍


입력 2016.07.31 08:52 수정 2016.07.31 10:18        이충재 기자

최대주주 변경 후 직원들 "살아남자" 중국어 열공

국내 보험 업계에서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자료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보험 업계에서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자료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즘 직원들이 너도나도 중국어 학원에 다니고 있죠."

최근 중국계 자본에 매각된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중국어를 해야 되지 않느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직원들이 사이에서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뜻이다. 언어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와 복지 등 최대주주가 바뀐 뒤 불어올 변화의 바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너도나도 '배우자'는 분위기에 '중국어 스트레스' 호소하기도

최근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차례로 인수한데 이어 ING생명 매각에도 중국계 자본이 손을 뻗고 있다. 매각이 진행 중인 PCA생명과 KDB생명도 중국계 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들 대부분이 중국 자본에 팔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업황이 좋지 않고 새로운 회계기준(IFRS4) 도입으로 자본 확충 부담도 커지면서 결국 인수 주체가 중국계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 직원들 사이에선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권 필수 과목이 영어에서 중국어로 옮겨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예 동양생명 노조는 사내에서 중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자본이 들어온다고 해서 중국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배워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어 학원을 다니는 직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중국어 학원을 몇 달 다니다가 늘지 않아서 그만뒀다"며 "요즘 중국어 잘하는 직원들이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회의는 영어로"…조직문화 변화에 주목

외국계 금융사의 경우 본사 임원과 회의 등을 진행할 때 통상 영어로 소통한다. 업무 관련 문서 역시 영문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계 금융사 한 관계자는 "본사와 직접 소통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시아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어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유럽계 금융사의 경우 대부분 아시아 본사를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두고 있기 때문에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중국 자본이 들어오더라도 소통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조직문화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직문화가 뿌리내린 외국계 금융사에선 중국 자본 진출로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하고 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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