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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고사한 비주류에 이종걸 총대 멘 이유


입력 2016.07.29 09:11 수정 2016.07.29 09:13        조정한 기자

이종걸 "한 집단이 모두 독차지 하면 '덜' 민주 될 것"

정치권에선 '신중론' 요구했지만..."다들 이해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이종걸 "한 집단이 모두 독차지 하면 '덜' 민주 될 것"
정치권에선 '신중론' 요구했지만..."다들 이해할 것"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당 대표에 출마, 비주류의 십자가를 졌다. 이재명 성남시장, 4선 김부겸 더민주 의원, 4선 원혜영 의원, 3선 김진표 의원 등이 흥행에 실패한 8.27 전당대회의 '불쏘시개'가 되길 거부했지만, 이 의원은 "당내 다양한 세력을 증명하겠다"며 도전장을 냈다.

그동안 더민주 전당대회는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추미애 두 후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찍이 출마를 선언한 탓도 있지만 당 대표에 당선되기 위해선 최다 득표를 해야 하는 만큼 비주류 측에선 고심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출마를 고려했던 한 중진 의원실은 "나설 수는 있겠지만 전당대회가 재미없다고 '불쏘시개' 역할을 떠미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단지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예비 후보들을 거론한 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비주류 측 대부분은 출마를 포기했고 이들은 공통적으로 "당 대표가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 발짝 물러났다.

반면 이 의원은 그동안 당내 중도 성향 비주류 모임인 '통합행동' 등에서 활동하며 비주류 측 인사를 당 대표 후보군에 올리려 노력해왔다. 이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문에서 "우리 당에서 한 목소리만 허용된다면 당 내부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당세는 서서히 위축될 것이다. 한 집단이 당직과 국회직과 대선 후보를 독차지한다면 '더'민주는 '덜'민주가 될 것이다"라며 '더민주'를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 대표가 되려고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도전적인 출마 선언에도 불구,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전날 이 의원의 '비상대책위원 사퇴' 의견에 대해 "내가 사표를 안 받는다고 했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문심(文心)'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선거 분위기에서 '힘 빼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 의원은 이날 김 대표뿐 아니라 측근도 "신중론을 요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는 선거대책본부장을 한다고 했지 당 대표를 하겠다곤 안 했다"며 "그렇지만 반드시 선택해야 할 이 시점에서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다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본보에 "주변에서 '몇 개월 짜리 당 대표에 왜이렇게 목을 매느냐'고 말하면서 출마를 말린 것으로 안다"며 "시점도 애매하지만 의원 스스로 의지가 상당한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비대위원이었던 이 의원이 직접 당 대표에 출마하는 데 부정적인 시선도 보내고 있다. 통합행동 소속인 박영선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룰을 정한 비대위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현재 비대위원으로서 만약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있었으면 좀 일찌감치 사표를 냈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 또한 'TBS 라디오'에서 "출마하면 흥행은 될 수 있으나, 진정되는 계파 갈등을 부추길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일리있는 말씀이다. 계파 갈등은 결코 우리에게 좋은 에너지가 될 수 없다.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비대위원 관련된 지적은 옳은 결정이지만 전당대회에 대한 결정은 단 한마디도 거들거나 의견을 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5선에 원내대표까지 했는데 뭔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 컷오프(후보가 4명 이상일 경우 경선을 통해 1명을 탈락시킴) 통과, 결선까지만 간다면 당 대표가 안 되고 중량감을 더할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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