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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홍문종, 당대표 불출마 이유는 결국...


입력 2016.07.28 11:59 수정 2016.07.28 12:02        고수정 기자

27일 불출마 선언…김문수, 계파 반발·지지세력 미흡

홍문종, 친박 여론 악화·친박 결집 불투명 고려한듯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7일 불출마 선언…김문수, 계파 반발·지지세력 미흡
홍문종, 친박 여론 악화·친박 결집 불투명 고려한 듯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건 출마 명분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각각의 이유로 두 사람의 등판을 반발해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짧은 형태의 입장 자료에서 “저는 이번 새누리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정가에는 김 전 지사가 출마선언문을 써놨다는 설이 돌 정도로 출마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당 내에서 자신에 대한 출마 반발 기류가 거세지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에서는 비박계가 당권 장악을 위해 김무성 전 대표와 힘을 합친다는 ‘문무 합작설’을 의심했다.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출마 명분을 얻기 위해 김 전 대표에게 연락했고, 김 전 대표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문무 합작설’을 언론에 흘렸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반면 비박계에서는 친박계가 김 전 지사를 통해 분열을 유도했다는 기획설을 제기했다. 당권 주자들조차 김 전 지사 등판 가능성을 강하게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김 전 지사에게 출마를 요청했다는 말이 나왔으나, 이에 대해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26일 입장 자료를 내고 “김 전 지사의 출마 소식을 신문으로 처음 접하고 통화한 것은 맞지만 ‘모양이 좋지 않다’고 약간 부정적인 말씀을 드린 게 전부”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여권의 심장 대구에서 낙선한 이후 존재감 부각 및 세 결집의 목적을 띄었던 전대 출마는 결국 명분이 사라져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 내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지사에 대한 당 내지지 세력이 없다보니 명분에서 밀린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계 당권주자 김용태 의원은 27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잘 결정한 것”이라며 “김 지사께서 살아오신 인생역정이나 정치 경륜을 좋은 곳에 쓰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친박계의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홍 의원도 이날 불출마를 결정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당후소의 충심으로 백의종군의 길을 선택하겠다”며 “석 달이 지나도록 총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누란지세에 놓인 당의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이번 전대를 통해 나름의 역할을 찾고자 했으나 불출마 결단이야말로 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그 어떤 사명감도 국민과 당원 동지의 준엄한 뜻보다 우선 할 수는 없고, 그 어떤 이유로도 이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여 당의 미래에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불출마 결단은 총선 참패 이후 친박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자신이 나설 경우 계파 갈등을 더욱 조장할 거란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 홍 의원에게 불출마를 종용한 것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친박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 탓에 홍 의원을 적극적으로 밀기가 힘들다. 비박계에 단일화 명분을 줄 수 있고, 또 다시 계파 갈등을 주도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박계의 결속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인은 출마 의지가 많았다”면서도 “친박에 대한 비난이 많고, 본인이 잘 해보려 하는데 주변에서 우려가 많으니까 이번엔 불출마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와 홍 의원의 불출마로 당 대표 경선에는 현재 김용태·이정현·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 의원이 출마한 상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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