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사칭 70대 여성 "내 딸과 결혼시켜주겠다" 사기 혐의로 구속
"고아원에서 데려와 절에서 키운 수양딸 있다" 거짓말로 노모 쉽게 유인, 거액 뜯어내
비구니 행세를 하며 농촌 지역에서 노총각을 둔 노모에게 접근해 거액을 가로챈 70대 여성이 구속됐다.
경남 함양경찰서는 26일 비구니를 사칭해 결혼 준비금 명목으로 1000만원 대의 사기를 친 혐의로 김모 씨(72·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4월 14일 함양군 안의면 소재 모 민박집에 투숙하면서 집주인 박모 씨(80·여)의 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이어 박 씨에게 "내 수양딸과 결혼시켜 주겠다"고 속여 결혼 준비금 명목으로 52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에도 김 씨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함양과 대전 등지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5회에 걸쳐 총 1027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씨는 결혼이 절실한 노총각 아들을 둔 부모들에게 접근해 "어릴 때 고아원에서 데려다 절에서 키운 수양딸이 있다"는 말로 피해잘들을 손쉽게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 씨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대포 폰'을 사용해왔고, 범행 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택시와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는 방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농촌지역 노총각을 둔 노모를 대상으로 결혼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진정서가 접수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한편 경찰은 김 씨에 의한 추가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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