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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빅3, 보스턴컨설팅 구조조정 ‘직격탄’에 강한 반감


입력 2016.07.26 17:49 수정 2016.07.26 18:01        이광영 기자

BCG, 후판 400~500만t 설비 감축 결론

업계 "경쟁력 회복위한 올바른 판단일지 의심"

현대제철 후판 제품.ⓒ현대제철 현대제철 후판 제품.ⓒ현대제철

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제시하고 있어 업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 구조조정 연구 용역을 맡은 BCG는 지난 21일 한국철강협회서 열린 ‘민간협의회’에서 중간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자리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매출액 상위 5개사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구조조정 물망에 오른 품목은 철근, 후판, 강관 등 세 가지 품목이다. 이 중 후판은 가장 큰 규모의 설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현재 국내 후판 생산 업체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개사다. 올해 기준 3개사의 연간 후판 생산능력은 1280만t(포스코 780만t·현대제철·350만t·동국제강 150만t)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후판 생산량은 포스코 500만t, 현대제철 260만t, 동국제강 150만t이다.

동국제강이 지난해 제2 후판공장을 폐쇄하며 생산능력이 290만t에서 150만t으로 줄었음에도 전체 수치상으로 370만t가량 공급과잉 상태다.

BCG는 조선업 부진이 2020년까지 이어질 것을 감안해 400~500만t의 설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400~500만t의 설비 감축은 3개사가 각각 후판공장 1곳을 폐쇄해야 가능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400~500만t의 설비 감축이 철강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올바른 판단일지 의문”이라며 “조선업 불황이 끝나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을 때 과잉으로 판단했던 후판 수요를 수입산이 고스란히 채운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철근은 근래 수익성이 좋음에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철근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미리 대응하자는 것이다.

국내 철근시장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한제강, 한국철강, 환영철강, YK스틸, 한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의 비중은 10% 내외 수준이다.

철근업계 관계자는 “BCG의 제안은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같은 대형업체가 아닌 2군 제강사 및 단순 압연업체를 통폐합하자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단기간 대형 설비의 감축은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관 역시 대형 강관업체들이 중소 강관업체의 설비를 통폐합해 구조조정을 주도해야 한다는 견해다.

강관업계는 2010년 이후 내수시장 부진과 함께 수출길이 막히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세아제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3.7% 줄어든 1조4264억원, 영업이익은 49.8% 감소한 485억90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철강업계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보고서대로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것에는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현실성이 결여된 현 시점의 보고서에 따르기 보다는 자율적 구조조정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민간협의회는 BCG의 중간보고서에 보완을 요구했다. BCG는 보완 요구를 수용해 오는 8월 중순께 최종보고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민간협의회에 참석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간보고서의 수치는 미확정된 컨설팅사의 방향제시에 불과하다”며 “보완된 최종 보고서가 나오게 되면 이를 통해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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