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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넘을까…의외의 복병 '국가대표2'


입력 2016.07.28 09:39 수정 2016.07.28 10:00        부수정 기자

수애·오연서 주연…김종현 감독 연출

남북·가족·감동 버무린 '스포츠 영화'

수애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수애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840만 신화를 기록한 영화 '국가대표'가 속편 '국가대표2'로 돌아왔다. 전편이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단을 다뤄 남자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 편은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를 소재로 여배우들의 활약상을 담았다.

영화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다.

수애, 오연서 등 여배우들이 하정우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마이 뉴 파트너'(2008), '슈퍼스타 감사용'(2004) 등을 만든 김종현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지원(수애)은 탈북 아이스하키 선수다. 동생 지혜(박소담)를 북에 두고온 지원은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국가대표팀이 유일한 한국에서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지원은 핀란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던 도중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얼떨결에 들어간 국가대표팀은 오합지졸이다. 만년 후보 선수였던 감독 대웅(오달수), 국민 밉상 쇼트트랙 선수 채경(오연서), 필드하키 선수 출신 아줌마 영자(하재숙), 아이스하키 협회 경리 출신 미란(김슬기), 전직 피겨 선수 가연(김예원), 최연소 국가대표 꿈나무 소현(진지희) 등으로 급히 꾸려졌다.

840만 신화를 기록한 영화 '국가대표'가 속편 '국가대표2'로 돌아왔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840만 신화를 기록한 영화 '국가대표'가 속편 '국가대표2'로 돌아왔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채경은 에이스 지원과 사사건건 부딪치고, 가연은 외모만 신경 쓴다. 영자는 아줌마 특유의 친화력을 보이지만 미란은 심드렁하다. '중딩' 소현은 너무 어리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에겐 책임감도, 열정도 없다. 그저 윗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팀을 만든 것뿐이다.

'총체적 난국'인 이들의 목표는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 훈련장도, 선수도, 지원도 부족한 열악한 상황. 그래도 어쩌랴, 일단 모였으니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초딩'들과의 첫 시합에서 무참히 깨진 팀은 지방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으로 팀워크를 다진다. 서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 아이스하키를 하는 이유 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실력과 정이 쌓인다.

땀과 눈물, 정으로 뭉친 이들은 한국 아이스하키 최초로 메달 획득에 성공할 수 있을까.

'국가대표2'는 다음 달 6일 열리는 리우올림픽을 겨냥한 스포츠 영화다. 이야기는 뻔하다. 오합지졸 선수들이 모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꿈을 이룬다는 내용.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사연을 지닌 선수들이 만나 서서히 친해지고, 팀을 정비 하는 과정이 전반부에, 아시안게임 경기 과정이 후반부에 각각 배치돼 있다.

배우 수애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에이스 리지원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배우 수애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에이스 리지원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츠 영화답게 박진감 넘치고, 쾌감을 주는 장면이 곳곳에 나온다. 얼음 위를 달리는 선수들의 모습과 시속 200km로 날아드는 퍽(puck·아이스하키 경기에 사용하는 공)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스포츠 영화의 감동과 전율이 느껴지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다'는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다.

예쁜 역할을 마다하고, 기꺼이 몸을 던진 여배우들의 활약이 반갑다. 특히 남성 배우들이 장악한 충무로에서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배우들은 하루 두 시간씩, 6개월간 뛰면서 체력과 정신력을 길렀다. 스케이트를 신고 걸음마를 떼는 기초 훈련부터 시작해 점차 슈팅, 패스 순으로 훈련 강도를 높여 나갔고, 촬영에 필요한 고급 동작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스포츠팀을 소재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앙상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우들은 명확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드레수애' 수식어로 유명한 수애는 드레스를 벗고, 선수복을 입었다. 극의 중심에 선 수애는 탈북 선수의 애환을 매끈한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화장기 없어도 반짝이는 민낯을 즐기는 건 덤이다.

수애는 "힘들긴 했지만 고생한 기억보다 배우들과 즐겁게 지낸 순간이 더 많았다"며 "'국가대표2'는 얻은 게 많은 작품"이라고 전했다.

주로 TV 드라마에서 활약한 오연서는 깍쟁이 이미지를 벗고 소년 같은 모습을 표현했다.

하재숙, 김슬기, 김예원, 진지희 등도 팀에 녹아들어가면서 진짜 '국가대표'가 됐다.

수애 오연서 오달수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수애 오연서 오달수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국가대표2'는 북에서 자란 지원·지혜 자매를 통해 남북, 가족 코드를 부각한다.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자매 얘기는 뻔하지만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후반부에 신파를 위한 장면이 집중적으로 나온 건 아쉽다. 곳곳에 산재한 유머 코드 역시 보는 관객에 따라 평가가 갈릴 부분이다.

김 감독은 "실제 탈북 선수가 아이스하키 선수단에 있었다"며 "그걸 모티브로 더 나아갔는데, 주인공이 그런 일을 겪게 된다면 영화 속 상황처럼 표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혜 역의 박소담, 대세 조진웅, 배성재 아나운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박소담과 조진웅은 짧은 출연에도 단단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가대표2'는 전편 '국가대표'에 나와 인기를 얻은 OST '버터플라이'를 그대로 썼다. 김 감독은 "결정적인 장면에서 이 노래가 나왔으면 했다"며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이 노래가 잘 어울렸다"고 전했다.

영화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 등과 맞붙는다. '국가대표2'는 이들 영화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과 맞물리는 점, 전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스포츠, 가족, 감동 코드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겠다.

전, 현직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영화에 힘을 보탰다. 오연서는 "아이스하키를 사랑하는 분들이 뒤에서 묵묵히 도와줬다"며 "그분들이 생각나 뭉클했고, 그분들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8월 10일 개봉. 상영시간 126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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