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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차별 논란' 제도 보완이 우선이다


입력 2016.07.26 16:24 수정 2016.07.26 17:20        김영진 기자

<기자의눈>43개 진출 국가중 한국만 차별 논란

이케아 비판 앞서 안전 제도 규정 등 마련돼야

이케아 말름시리즈 서랍장.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이케아 말름시리즈 서랍장.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이케아 '말름 서랍장'을 두고 말들이 많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말름 서랍장'으로 인해 여러 건의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해 해당 제품에 대해 리콜을 단행했지만 한국에서는 '환불'에 그치고 판매를 계속해 '차별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 무시', '한국 소비자 차별' 등 자극적인 내용의 글들이 넘쳐난다. 소비자단체와 국가기술표준원에서도 나서 이케아에 대해 소비자 안전을 위한 보완을 요청했다.

기표원은 최근 이케아 뿐 아니라 국내에 유통 중인 서랍장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케아 논란과 별개로 봐야한다는 것이 기표원 측의 설명이지만 이케아 서랍장을 표적으로 조사될 가능성이 크다. 기표원은 보도자료에서도 '이케아의 서랍장 문제', '수입 제품(브랜드)을 포함한 국내 유통 중인 서랍장' 등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제품 안전성을 떠나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이케아의 한국 차별 논란'이 정상적이며 이성적인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케아는 전 세계 약 43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워낙 많은 국가에 진출해 있는 탓에 각 국가의 문화적 차이보다 규정과 제도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번 서랍장 리콜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시행됐다. 북미 규정에는 '빈 서랍 문을 다 열어 앞쪽으로 무게가 쏠리더라도 넘어져서는 안 된다'는 등 안전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리콜이라는 표현이 사용됐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환불 및 무료 벽고정서비스 등을 취하는 수준이다.

결국 이케아가 진출한 국가 중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말름 서랍장'이 리콜된 국가는 없다. 그런데 왜 '한국만 차별', '한국 소비자 무시', '한국 차별 논란' 등의 말들이 나오는 것인가.

일본과 유럽 등 이케아가 진출한 국가 중 우리나라만큼 강하게 미국과 똑같은 리콜을 요구하고 차별을 논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케아 뿐 아니라 타 브랜드 서랍장도 함께 리콜이 됐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리콜을 해야 한다면 우리나라도 이케아에게만 리콜을 요구할게 아닌 한샘과 리바트 등 타 가구 브랜드들도 모두 안전성 조사를 실시해 리콜을 해야 마땅하다.

제품의 안전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랍장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되며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이케아를 향한 비판적 시선은 다분히 감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폭스바겐과 비교하는 것도 옳지 않다. 폭스바겐은 연비를 조작 했지만 이케아 서랍장은 벽고정 장치 등 규정과 규칙대로만 설치한다면 문제가 없다. 규정을 어긴 것도 없으며 제품에도 하자가 없다.

하자가 없는 제품을 왜 리콜하고 판매를 중단해야 하는 것인가. 이케아 서랍장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유럽에서는 말름 서랍장의 안전을 위해 무겁게 만든다면 가격이 더 비싸지기 때문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기자가 일방적으로 이케아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누구 편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이케아를 둘러싼 작금의 논란이 과연 이성적인 행태인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때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중시하면서 다국적 기업에게는 한국의 법이 아니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케아가 진출한 국가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갖출 태도는 아니다. 이케아는 이번 기회로 좀더 현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 당국도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안전 사고 방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다 세밀한 제도와 규정 등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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