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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친박→비박?' 김문수 전대 변수 되긴 될까


입력 2016.07.26 11:16 수정 2016.07.26 11:19        고수정 기자

김문수 당 대표 도전 무게…이르면 26일 입장 발표

계파 애매모호 탓 영향력 미미할 거란 관측 지배적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등판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예상외로 전대의 ‘변수’가 되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등판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예상외로 전대의 ‘변수’가 되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문수 당 대표 도전 무게…이르면 26일 입장 발표
계파 애매모호 탓 영향력 미미할 거란 관측 지배적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등판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예상외로 전대의 ‘변수’가 되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전 지사가 인지도 측면에서 ‘거물급’으로 분류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계파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접고 당 대표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과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려 왔던 김 전 지사가 총선 참패 이후 좌초 기로에 선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역할론’이 제기되면서다. 김 전 지사는 이르면 이날 입장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29일이다.

김 전 지사는 2014년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을 지냈으며, 경기도지사를 두 번이나 역임하는 등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해 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돼 왔다. 이 때문에 김 전 지사가 대권에서 당권으로 방향을 튼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라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대권에 도전할 수 없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이번 4·13 총선에서 여권의 심장인 대구에서 야당 후보에 패했다는 점은 당 대표 경선 출마 명분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당권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정치적 내상을 입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와 통화에서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존재감이 줄어가는 것에 대한 해결 방편으로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익명의 정치평론가도 “지금 당권에 도전하지 않으면 미약했던 세가 더욱 줄어들 위기에 처한다”며 “존재감 알리기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도 “자가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의 계파가 불분명하다고 평가되는 만큼 당권 장악에 한계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2012년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각을 세우는 등 원조 비박계로 분류됐다. 2014년 7·30 재보선 때에는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서울 출마를 요청하면서 친박계로 흡수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해 10월 “대구는 내 고향, 나는 친박”이라고 말하거나, 친박계 이한구 전 의원의 지역구(대구 수성갑)를 물려받으면서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 마케팅을 해왔다.

어느 쪽에서 당 대표 출마를 권유했는지 의견이 다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비박계가 당권 장악을 위해 김무성 전 대표가 나섰다는 ‘문무 합작설’을 의심하고 있다. 김 전 대표 측에서는 25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전 대표가 최근 김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비박계에서 친박계가 김 전 지사를 통해 분열을 유도했다는 기획설을 제기하고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친박인지, 비박인지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온다. 비박계 홍문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참으로 쌩뚱 맞은 정치적 행보”라며 “친박도 아니고 비박도 아니고, 양쪽에 잘 하면 표를 얻지 않느냐 이런 단순한 생각을 가진 것 같은데 참으로 잘못된 판단”이라고 힐난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본보에 “총선을 앞두고 오리지널 친박이었던 것처럼 발언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그는 비박”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전대를 뒤흔들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김 전 지사가 당권 도전을 한다해도 변수로 작용할 정도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파 수장도 아니고 중앙 정치 무대에서 주목받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의 정치평론가도 “소위 대권주자였던 사람이 가벼이 계파를 넘나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김 전 지사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다 해도 세 형성을 쉽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전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지사의 출마 가능성에 비박계 김용태·정병국·주호영 의원은 공동대응키로 했다. 이들은 “혁신의 흐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공동으로 행동하겠다”며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김 전 지사는 물론 친박계 홍문종 의원까지 당 대표 경선에 가세하면 당 대표 후보는 총 8명으로, 3명이 탈락할 사전 컷오프를 실시하게 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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