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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비박? TK 출신 주호영의 딜레마


입력 2016.07.26 09:47 수정 2016.07.26 09:49        문대현 기자

"나만한 친박도 없다"면서도 친박은 아니라는 주호영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당내에선 비박으로 분류되는 그이지만 TK(대구 수성을)가 지역구인터라 친박과 아예 등을 돌릴 수도 없다.

주 의원은 25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넷신문방송언론인간담회에서 "나는 친박과 비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데 친박이기도 하고 비박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세월호 진상조사법과 세월호 보상법을 놓고 팀장으로서 야당과 백여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돕고 심부름 하는 것을 보면 나만한 친박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의원은 "공무원연금개혁 법안을 만들 때에도 특위 위원장을 했다"며 "이런 일을 열심히 했고 현 정부에서 정무특보도 했다. 나만한 친박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대 총선 공천 당시 낙천해 무소속으로 당선, 최근 복당하며 대표적인 '비주류' 이미지의 주 의원이 하는 발언치고는 영 어색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주 의원은 이내 "나는 그룹화된 친박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그런 면에서 비박은 맞지만 그렇다고 서클화 된 비박 모임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나는 중립에 속한다"라고 못 박았다.

주 의원은 최근 당 내에서 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해선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대구 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실패는 개인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실패"라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비박으로서는 다소 희미한 정체성을 보이는 주 의원은 친박에서 거부감이 적은 인물로도 불린다.

대선을 1년 4개월 정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전대는 표면적으로는 계파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과거 있었던 여느 전대만큼 계파 간 기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친박계에서는 이주영·이정현 의원이 이미 나선 가운데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홍문종 의원의 역할에 눈길이 가는 상황이고 비박계에서는 김용태·정병국·주호영 의원과 함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계파성이 비슷한 후보들 간 단일화 논의가 수면 밑에서 오가는 상황에서 주 의원의 위와 같은 발언은 굳이 한 계파를 택하는 것 대신 중립지대에 서서 중도층의 표를 흡수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다수의 당원 및 국민들이 계파 싸움에 지쳐있는 상황이라 설득력을 얻는다.

이와 함께 주 의원의 지역구가 박 대통령과 무조건 척질 수만은 없는 대구인 것도 그가 양 계파 중 어느 한 곳으로 뛰어들지 못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익명의 한 정치 평론가는 '데일리안'에 "TK 출신 비주류인 주 의원의 딜레마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비박이면서도 친박도 되야 하고 비박이면서도 박 대통령을 마냥 모른 체 할 수는 없다는 게 현재 그의 심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후보 간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내가 생각하는 중립 지대에서 계속 갈 건지 아니면 최악의 상황을 막는 차원에서 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 그것이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라며 "최선의 상황이면 좋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끊임 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 날짜가 점차 다가오면서 중립을 지키고 있는 주 의원의 입장이 어떤 식으로 바뀌게 될 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될 전망이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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