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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홀리 홈 긴 리치, 왜 안 닿았을까


입력 2016.07.24 12:32 수정 2016.07.24 12:3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랭킹 7위 셰브첸코 급부상으로 춘추전국시대

론다 로우지에게 효과적이었던 홀리 홈의 긴 리치는 셰브첸코에게 무용지물이었다. ⓒ 게티이미지 론다 로우지에게 효과적이었던 홀리 홈의 긴 리치는 셰브첸코에게 무용지물이었다. ⓒ 게티이미지

여성 밴텀급 랭킹 7위의 발렌티나 셰브첸코(28·키르기스스탄)가 전 챔피언이자 랭킹 2위의 홀리 홈(34·미국)을 꺾으며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셰브첸코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UFC 온 폭스 20’ 메인이벤트에서 홈을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3-0)을 거뒀다.

이로써 UFC 여성부는 대혼란에 접어든 모습이다. 앞서 홈은 지난해 11월 열린 UFC 193에서 극강의 파이터로 불리는 론다 로우지의 13연승을 저지하며 밴텀급 2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홈의 기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홀리 홈은 넉 달 뒤 열린 UFC 196에서 미샤 테이트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고, 테이트 역시 1차 방어전이었던 UFC 200에서 아만다 누네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말았다.

발렌티나 셰브첸코는 지난해 12월 UFC 무대에 뛰어들어 사라 카우프만과의 데뷔전서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 3월 UFC 196에서 현 챔피언인 아만다 누네스에게 판정패한 바 있다. 이 경기는 미샤 테이트와 맞붙을 수 있는 챔피언 도전권이 걸려있었기 때문에 셰브첸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셰브첸코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타격 기술이 일품인 선수다. 특히 본업인 킥복싱에서는 무려 8차례나 세계 정상에 올랐고, 무에타이에서도 9번이나 금메달을 따낼 정도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자랑한다. 그래서 별명 또한 ‘총알’이다.

일단 이번 홀리 홈과 셰브첸코의 경기는 전 챔피언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다.

여성 복싱의 전설로 불리는 홀리 홈은 신장 173cm의 큰 키와 175cm에 달하는 리치, 그리고 사우스포(왼손잡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공략이 쉽지 않은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의 주먹은 신장 165cm, 리치 170cm에 불과한 셰브첸코에 닿지 않았다.

1~2라운드는 대등한 양상이었다. 홀리 홈은 특유의 경쾌한 스텝과 잽, 옆차기를 앞세워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고, 셰브첸코는 변칙적인 기습 공격으로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했다.

승부의 분수령은 3라운드였다. 셰브첸코는 옆차기 일변도로 나선 홈의 빈틈을 노려 두 차례나 테이크다운을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상대의 힘을 빼놓는데 성공했다. 압박에 성공하자 4라운드부터는 셰브첸코의 일방적인 전개였다.

판정으로 가게 되면 불리해질 것이라고 직감한 홀리 홈은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했고, 이를 간파한 셰브첸코는 상대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반격기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결국 홀리 홈은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를 뺀 채 주먹을 내뻗는 소극적인 공격으로 자신의 긴 리치 장점마저 스스로 내던지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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