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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반기 세계 주요 시장서 '잇몸'으로 버텨야


입력 2016.07.24 09:58 수정 2016.07.24 09:59        박영국 기자

경기 불황 속 경쟁사 신차 러시…현대·기아차는 구형으로 버텨야

현대·기아차 양재사옥 전경.ⓒ현대자동차그룹 현대·기아차 양재사옥 전경.ⓒ현대자동차그룹

하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 환경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해외 주요 시장에서 더욱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해야 할 전망이다. 주요 시장별로 해외 경쟁사들의 신차 출시가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신차 효과를 발휘할 만한 마땅한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글로벌경영연구소(옛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지난 21일 발표한 ‘2016 경영환경전망 3차 수정판’을 통해 올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 예상 규모를 기존 전망치인 8828만대보다 2만대 적은 8826대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성장률도 2.5%에서 2.4%로 낮췄다.

하향 조정 배경으로는 신흥시장 부진 지속과 선진시장 성장세 둔화를 꼽았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 주요 시장 전망치도 기존보다 낮췄다.

미국의 경우 연간 시장 규모를 기존 전망치인 1775만대(전년비 1.6% 증가)에서 1770만대(1.3% 증가)로 조정했다.

상반기에 자동차 업체들간 판촉 경쟁에도 불구 승용차 판매가 7.7% 감소하며 전체 시장 규모가 1.5% 증가한 864만대에 그쳤고, 하반기에는 대선 및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로 1.2% 증가한 906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들어 미국 시장에 다양한 신차를 출시했거나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미국 시장 주요 신차로 준중형 세단에서는 혼다 시빅, 쉐보레 크루즈, 뷰익 베라노를, 중형 세단에서는 쉐보레 말리부를, SUV 라인업에서는 혼다 CR-V, 마쓰다 CX-9 등을, 럭셔리카로는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4·A6, BMW 7시리즈, 렉서스 RX, 링컨 MKX 등을 꼽았다.

토요타 프리우스·미라이, 쉐보레 볼트 등 친환경 라인업과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포드 F시리즈, 토요타 타코마, 닛산 타이탄, 혼다 릿지라인 등도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차종들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이미 지난해까지 대부분의 라인업이 모델체인지를 거친 뒤라 미국 시장에 신차로 내놓을 만한 차종이 전무하다.

중국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중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 전망치를 기존 2281만대에서 2274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을 노리는 주요 신차로는 쉐보레 크루즈와 혼다 그레이즈HB, 폭스바겐 보라 등 준중형차와 폭스바겐 마코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포드 몬데오 하이브리드 등 중형 세단, 아우디 A4L,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재규어 XFL 등 럭셔리 세단, 폭스바겐 티구안, 푸조 4008, 포드 쿠가, 토요타 라브4, 인피니티 QX30, 아큐라 CDX 등 SUV까지 다양하다.

현대·기아차는 연식변경 모델들과 일부 차종의 엔진 라인업 추가 모델로 중국 시장에서 이들 신차에 맞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 1~5월 사이 10%대 증가율을 나타내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올해 유럽 자동차시장 규모 전망치는 1679만대로 기존 전망치인 1648만대 대비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의 요인은 상반기 호조에 따른 것으로,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역시 올해 다양한 신차들이 쏟아져 나온다. 소형·경차 차급에서는 포드 카(Ka), 스마트 포투, 준중형 차급에서는 르노 메간, 피아트 티포, 오펠 아스트라, 중형에서는 르노 탈리스만, 아우디 A4, 벤츠 C클래스, SUV로는 폭스바겐 티구안, 아우디 Q2, 세아트 아테카, 토요타 C-HR 등이 올해 신차들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기아차의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가 유일한 신차다.

현대·기아차의 ‘텃밭’인 국내 시장 상황도 하반기 전망이 비관적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 영향으로 89만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7%, 상반기 대비 4.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하반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판매 순증 효과는 3만대에 그쳐 판매 하락세는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판매 총계는 182만대를 기록, 전년 대비 0.5% 감소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내수시장이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그나마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올 상반기 출시됐던 르노삼성 SM6와 한국지엠 말리부 등 중형차들의 인기 지속을 꼽았다.

현대·기아차 역시 하반기 그랜저와 i30 풀체인지 모델, 기아차 모닝 풀체인지 모델이 하반기 출시 예정이지만, 다들 연말에 출시 계획이 잡혀 있어 올해 판매실적에 반영되는 물량은 기껏해야 1~2개월 판매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동차 수출 감소에도 다행히 내수가 성장해 주면서 버텨낼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내수, 수출 동반감소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 산업 효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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