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동국제강·포스코, 브라질 CSP로 도약 ‘날갯짓’


입력 2016.07.23 09:13 수정 2016.07.23 10:19        이광영 기자

“브라질 CSP제철소, 2018년부터 흑자 가능”

원료 공급 및 슬래브 가격 안정이 수익 창출 관건

브라질 CSP제철소 전경.ⓒ동국제강 브라질 CSP제철소 전경.ⓒ동국제강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브라질 CSP제철소를 통해 활짝 날아오를 수 있을까.

23일 포스코에 따르면 브라질 CSP제철소는 오는 8월부터 정식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지난 6월 화입에 이르기까지 동국제강과 포스코의 손실 폭이 커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빠른 시일 내 경영 성과를 창출해 양사의 실적에 날개를 달겠다는 구상이다.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각각 30%, 20% 지분을 가지고 있는 CSP 제철소는 2018년부터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슬래브가 생산되고 있으며 오는 8월에 초도 제품이 출하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CSP에서 생산하는 슬래브 연산 300만t 중 160만t을 배정받는다. 포스코가 80만t, 발레는 60만t의 슬래브를 배정받게 된다.

임승규 포스코 해외사업관리실장(상무)은 21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포스코가 CSP에서 배정 받는 슬래브 외판의 수요처를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올해는 조업 초기임을 감안해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나 당사의 경험이 많기 때문에 내년에는 손익분기점(BEP), 2018년에는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의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이 길어도 2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성호 동국제강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1분기 기업 설명회에서 기자와 만나 “브라질 CSP제철소의 BEP 달성 시기는 길어도 2년 내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통상적으로 제철소 가동 이후 최소 2~3년은 적자를 봐야하는데 올해 시황 호전으로 그 시기가 짧아질 것”이라고 언급 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CSP에서 발생한 브라질 헤알화 가치 폭락에 따른 지분법 손실액 8000억원은 고스란히 동국제강과 포스코 지분만큼 손실로 이어졌다. 반면 올해 1분기부터 동국제강과 포스코 모두 수백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냈고 2분기에도 헤알화 평가 절상에 힘입어 포스코는 1200억원가량의 지분법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22일 “연결 영업이익 부진은 포스코건설이 180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브라질 CSP프로젝트 준공 지연에 따라 공사원가 정산에 따른 대규모 추가원가가 발생해 관련 손실이 1분기 683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2분기 대부분의 원가가 반영됨에 따라 3분기부터는 CSP관련 손실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 가운데),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사진 왼쪽), 세르지오 레이찌 CSP CEO(사진 오른쪽)가 지난 6월 10일 용광로 화입식을 거행하고 제철소의 성공을 기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동국제강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 가운데),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사진 왼쪽), 세르지오 레이찌 CSP CEO(사진 오른쪽)가 지난 6월 10일 용광로 화입식을 거행하고 제철소의 성공을 기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동국제강

일각에서는 철광석 공급을 담당하는 브라질 발레(Vale)가 CSP에 고품위 철광석을 어느 정도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를 수익 창출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발레의 값싼 철광석을 확보해 저원가 고수익 프로세스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CSP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SP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분만큼 분배하는 현재 구조상 발레가 굳이 저렴한 가격에 철광석을 공급할 명분은 없다”며 “발레 입장에서는 철광석 가격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해 자사의 수익성 개선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외신에 따르면 세계 1위 철광석 업체 발레는 최근 아시아의 광산 회사들과 총 7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철광석 광산 지분 매매와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는 과도한 부채를 줄이기 위한 의지로 해석되며 CSP 수익성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발레의 상황을 반영해준다.

이에 동국제강 관계자는 “발레가 증산 프로젝트인 S11D를 본격 가동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최저 수준의 채굴원가를 자랑하는 9000만t의 철광석이 생산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품위 원료 공급에 관한 내용이 CSP 계약에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으로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국제 슬래브 가격도 주요 변수다. 동국제강은 2020년까지 현금유동성 확보에 지장을 받지 않을 국제 슬래브 가격대를 t당 370달러 내외로 보고 있다.

7월 중순 기준 국제 슬래브 가격(CSI 기준)은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서며 32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400달러대 가격 급등으로 기대했던 수익성 구간이 점점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제 슬래브 가격 하락이 지속되거나 외판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동국제강과 포스코의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현금 유동성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의 숙원사업이자 포스코의 시장 확대 기회로 평가받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양사가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는 날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광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