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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이, 절친 유재석에게 부탁한 사연


입력 2016.07.25 08:25 수정 2016.07.31 08:25        부수정 기자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 연출 맡아

"코미디언들이 무대 설 수 있는 발판 마련"

개그우먼 송은이는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았다.ⓒFNC엔터테인먼트 개그우먼 송은이는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았다.ⓒFNC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 대표 개그우먼 송은이(43)가 코미디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 송은이는 오는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이어지는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2016 4TH BUSAN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 이하 부코페)의 연출을 맡았다.

'부코페'는 아시아 최초 코미디 페스티벌로 올해 4회째를 맞았다. 이번에는 기존 4일에서 9일로 기간을 늘려 변화를 꾀했다.

총 11개국 30팀이 출연하는 이번 행사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20여 년 만에 공개 코미디 무대에 서는 이경규의 '이경규쇼'가 예정됐고, 세계적인 무언극 코미디팀으로 거듭난 옹알스와 박성호 김원효 김재욱 정범균 이종훈의 쇼그맨팀도 출연한다.

이성미 김지선 김효진 정경미 등 개그우먼들도 나온다. 22일 서울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송은이는 '부코페'의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내가 아닌 누가 해도 잘했을 것"이라며 "코미디언들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돕고 싶었다"고 전했다.

'부코페' 집행위원장은 송은이의 절친한 후배 김준호다. 송은이는 "김준호 씨랑 '부코페' 얘기를 자주 했었다"며 "연출 제안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제야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은 개그우먼 송은이는 "재능 넘치는 코미디언들이 즐길 수 있는 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FNC엔터테인먼트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은 개그우먼 송은이는 "재능 넘치는 코미디언들이 즐길 수 있는 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FNC엔터테인먼트

사실 '부코페'의 시작은 미약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잘 알려졌지만 '부코페'를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들만의 축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게 홍보다. '부코페'를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하는 게 송은이의 역할이다.

"'김준호의 축제'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준호에게 '주먹구구 방식은 안 된다'고 했죠. 하하. 잔소리만 하다가 제가 직접 나섰어요. 행사 규모에 비해 홍보가 부족한 듯했죠. 홍보단을 만들고 영상, 카드뉴스, 티저 광고 등을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도 국문, 영문, 중문 버전으로 제작했고, 엠블럼도 만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려고요."

'부코페'는 부산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부코페' 자체 예산도 있다. 코미디언들이 사비를 들여 힘을 보탰단다. 정으로 똘똘 뭉친 코미디언이니까 가능한 얘기라고 송은이는 강조했다.

이경규가 코미디 무대로 돌아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경규 선배님의 출연료는 터무니없이 적어요. 섭외를 제안했을 때, 흔쾌히 응해 주셨답니다. 정말 감사하죠. 코미디언들은 기수 조직이라 의리가 통합니다. 제가 참여를 독려했을 때 '쓸데없는 짓'이라고 한 사람은 없었어요. 이홍렬 선배님은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너희가 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답니다."

같은 소속사인 유재석 카드를 쓰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몇 달 전부터 '유느님'에게 얘기했단다. "아직 '유느님' 카드를 쓸 타이밍은 아닌데 '네가 안 오면 큰일 나!'라고 했어요. 하하. 블루카펫에 서면 좋은데...뻔뻔하게 부탁하는 편이에요. 즐거운 부담이죠."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은 개그우먼 송은이는 "코미디언들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고 전했다.ⓒFNC엔터테인먼트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은 개그우먼 송은이는 "코미디언들이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고 전했다.ⓒFNC엔터테인먼트

이번에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이성미, 김지선, 김효진 등 주부 개그우먼들이 꾸미는 '사이다쇼'다. 육아, 시댁 등 주부들의 관심사를 '사이다' 입담으로 버무린다. '육아맘'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가 하는 투맘쇼도 빼놓을 수 없다. "육아와 살림에 지친 엄마들이 두 시간 동안 일탈하는 콘셉트입니다. 아줌마들이 저글링을 할 순 없잖아요? 하하. 짜릿한 입담 기대해주세요."

19금 비방용 토크쇼도 준비했다. 변기수의 '뉴욕쑈'는 누구든, 마음껏 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쇼란다.

'부코페'는 국제페스티벌이다. 해외팀의 참여와 해외 관객들이 즐긴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송은이는 "해외팀들이 나와 넌버벌(무성) 공연을 펼친다"며 "영어로 스탠딩 코미디를 하는 두 팀도 있다"고 귀띔했다.

"해외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해요. 외국인 커뮤니티와 어학당을 중심으로 타깃 홍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요즘 방송에서 코미디를 볼 기회는 적다. 그나마 개콘, 웃찾사 등 TV 공개 코미디가 근근이 살아남았지만 이마저도 위태위태하다. 송은이는 "웃음을 주는 일은 필요하다"며 "'부코페'를 통해 후배들이 좀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옹알스는 국내 코미디의 자랑거리다. 송은이는 "이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코미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TV라는 매체에 갇혀 있지 말고, 다양한 기회를 통해 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코미디를 통해 정치나 시사를 풍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다소 민감한 질문에 송은이는 "코미디언들은 부름을 받고, 쓰임을 받는 사람들이다. 제작진이 그만하라고 하면 인정해야 한다. 코미디언은 위트와 재미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은 개그우먼 송은이는 "답답한 삶에서 웃음을 주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FNC엔터테인먼트 제4회 부산코미디국제페스티벌의 연출을 맡은 개그우먼 송은이는 "답답한 삶에서 웃음을 주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FNC엔터테인먼트

사는 게 바쁘고, 일에 치여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코미디는 활력소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고 미소가 지어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개그에도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을 얻었을 때 많은 사람이 지치고, 답답한 삶을 살아간다는 걸 알았죠. 코미디가 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했는데 이젠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럴 때 코미디언들이 대중에게 더 다가가야 합니다. '부코페' 단체 티셔츠에 적힌 '웃음은 약이다'라는 말이 힘을 발휘했으면 해요."

'부코페'는 세계 3대 코미디페스티벌인 호주 '멜버른코미디페스티벌', 영국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캐나다 '몬트리올페스티벌'을 이을 세계적인 축제를 꿈꾼다. 이들 축제 관련자들과 협력하며 아이디어도 얻고, 도움도 받는다고.

"코미디의 세계화가 필요해요. 해외 페스티벌의 성공 노하우를 터득하고 있어요. 멜버른 측 관계자들은 '부코페' 프로그램 아이디어가 좋다고 했어요. 무식하지만 신선하다고(웃음)."

'부코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재능 넘치는 코미디언들이 맥을 못 추는 게 안타까워요. 힘을 모으면 잘할 수 있다는 걸 '부코페'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요. 코미디언들과 관객들이 순수하게 웃고, 즐기는 판을 마련했습니다."

홍보를 위해 최근 대세로 떠오른 JTBC '뉴스룸' 출연을 추천했더니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김준호 씨가 얘기했는데 제가 '넌 안 될 것 같아'라고 했죠. 하하. 준호가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말주변이 없어요. 뉴스에서 '부산바다, 웃음바다'라고 마무리하는 게 연상됐어요. 명색의 집행위원장인데." 송은이, 취재진 모두 '빵' 터졌다.

절친 김숙은 어떤 도움을 줄까. "숙이는 속정이 깊은 친구예요. '언니 혼자 일하는데 너 혼자 다른 일 하고 있어?'라는 생각 안 합니다. 사명감을 갖고 잘 도와줍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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