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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잊혀질만하면 '관심 가져주세요'


입력 2016.07.22 08:52 수정 2016.07.22 08:58        고수정 기자

JP 서한·남북대화 재개 역할론 등 이벤트적 행보

지지율 하락세·군소주자 등장 위기감 의식한 듯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JP에 서한을 보내는 등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 부각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는 반 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JP에 서한을 보내는 등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 부각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는 반 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JP 서한·남북대화 재개 역할론 등 이벤트적 행보
지지율 하락세·군소주자 등장 위기감 의식한 듯


여권의 잠재적 차기 대선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존재감 부각에 힘을 쏟고 있다. 대권 출마를 시사했던 5월 방한 일정 이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역할론을 제기한 데 이어 ‘충청권 맹주’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내년 1월에 도와 달라’는 친필 서한을 보냈다. ‘충청 대망론’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JP에게 ‘지난 5월 한국 방문 때 감사했다. 내년 1월에 뵙겠다. 지금처럼 지도 편달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보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일 방중 일정에서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항상 공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열리는 유엔 국제회의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함께 초청하기도 했다.

반 총장의 이 같은 행보는 대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1월 1일에 돌아오면 한국 시민이 된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밝히며 대권 도전을 시사한 만큼 올해 말 임기 종료 후 JP를 예방한 뒤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북 행보’로 다른 주자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풀이된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방북, 김 위원장과 면담하면 단절된 남북 대화의 물꼬가 터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서 이미지를 형성하고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특성상 국외에 있어 자신의 대권 가도가 잊혀 질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등한 수치다. 또한 여권 내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거물급’ 주자들이 시동을 걸고 있다. 군소주자들도 대권을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시간차를 두고 대권 주자로서의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이벤트적인 행보를 한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반 총장이 5월 방한 일정 중 JP를 예방하고 국민의 관심이 소홀해질 즈음에 외교행랑을 통해 JP에게 서신을 보냈다”며 “반 총장의 임기 종료 후 일정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던 터에 ‘1월 입국’을 강조함으로써, 타 주자로 이탈할 수 있는 자신의 지지층을 단단히 결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도 “반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맞다”며 “한국 현실 정치에 발을 들여 놓고 있지 않다는 점과 자신의 지지율을 의식해 이슈를 조금씩 생성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반 총장의 대권 가도가 순탄치 않을 거라는 말도 있다. 반 총장을 대권 후보로 옹립할 친박계가 총선 공천 개입 파문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박계가 당권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만큼 친박계의 소멸 가능성도 언급된다. 정치적 기반이 부족한 반 총장 입장에서는 여권의 주축인 친박계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여건이 여의치 못할 거라는 것이다. 5월 방한에서 ‘친박 후보’라는 딱지가 붙은 것도 반 총장의 대권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시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반 총장 그 자체로는 상품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당 기반이 와해되면 대선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녹취록 파문으로 비박계가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고, 그렇게 되면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친박 후보’가 선출되기 굉장히 힘든 구조가 될 것이다. 과거에 50%의 가능성이 있었으면, 지금은 30%로 뚝 떨어진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 총장의 팬클럽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는 23일 오전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반기문 바로알기 포럼’을 연다. 이들은 반 총장의 인간미 등 강점을 알리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할 예정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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