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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피로감’ 벵거, 아스날 동행 언제까지?


입력 2016.07.24 07:23 수정 2016.07.24 08:4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03-04시즌 리그 우승 후 매년 반복되는 패턴

팬들의 끊임없는 전력 보강 요구에도 요지부동

벵거 감독은 매년 반복되는 패턴으로 우승을 놓치고 있다. ⓒ 게티이미지 벵거 감독은 매년 반복되는 패턴으로 우승을 놓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아르센 벵거 감독은 현역 프리미어리그 감독들 중 최장수 사령탑이다.

1996년 아스날의 지휘봉을 처음 잡은 이래 무려 20년간 거너스의 전성기를 이끌며 EPL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벵거 감독에 대한 평가는 끊임없이 엇갈리고 있다. 아스날은 2003-04시즌 이후 12년째 리그 무관에 그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 벽을 넘지 못한지 오래됐다.

지난 시즌에는 맨시티, 맨유, 첼시 등 유력한 우승경쟁팀들이 동반 몰락한 호재 속에서도 언더독 레스터시티에 밀려 벵거 감독의 팀 운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시즌 후반기에는 아스날 홈팬들이 벵거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벵거 감독은 ‘합리적인 투자와 유망주 육성’을 기반으로 아스날을 이끌어왔다.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시행착오 속에 이제는 아스날 팬들이 벵거 감독의 스타일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아스날은 소홀한 전력보강과 경직된 로테이션 속에 매년 시즌 중후반만 되면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에 빠지고 팀은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패턴이다.

수준급 스트라이커나 즉시 전력감의 대형 스타를 보강하라는 요구에도 벵거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이제는 아스날이 충분한 금전적 여유도 있고, 우승에 도전할만한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벵거 감독이 자신의 축구철학을 고집하느라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벵거 감독에게는 다가올 시즌이 아스날 경력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EPL은 그야말로 역대 최고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맨유(주제 무리뉴)와 맨시티(호셉 과르디올라), 첼시(안토니오 콩테) 등 전통의 강호들이 각각 사령탑을 물갈이하며 명가 재건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돌풍의 주역이었던 레스터시티와 토트넘도 핵심 선수들이 아직 건재하다. 아스날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우승을 노리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심지어 아스날이 꾸준히 지켜온 4위권 수성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올 정도다.

벵거 감독은 내년을 끝으로 아스날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현재로서는 아스날 구단이 한 번 더 벵거 감독에게 다시 재계약을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지만, 만일 다음 시즌에도 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벵거 감독을 향한 의문부호가 계속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벵거 감독은 잉글랜드의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로도 거론되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심지어 벵거 감독 본인도 잉글랜드 감독직에 대하여 완전한 부정도 긍정도 아닌 열린 태도를 보이며 묘하게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사실 어느덧 칠순에 접어드는 벵거 감독도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서서히 아스날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벵거와 아스날의 동행은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계속될 수 있을까.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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