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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감소한다는데 왜 피해 초등생은 증가?


입력 2016.07.18 17:53 수정 2016.07.18 17:58        하윤아 기자

학교폭력 발생한 장소 학교 내부가 72%, 폭행당하는 시간은 '쉬는시간'

교육부가 올해 3월 실시한 '201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의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교육부가 올해 3월 실시한 '201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의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학교폭력 발생한 장소 학교 내부가 72%, 폭행당하는 시간은 '쉬는시간'

전반적으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의 비율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교육부는 올해 3월 21일부터 4월 29일까지 6주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201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온라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456만명의 재학생 중 94.8%인 432만명이 지난해 9월부터 조사 시점까지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묻는 이번 설문에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0.9%에 해당하는 3만 9000명으로, 지난해 1차 조사와 비교해 0.1%p(5000명) 감소했다. 피해응답률과 피해학생 수는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중·고등학교는 지난해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피해응답률이 감소한 반면, 초등학교의 피해응답률은 유일하게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2.1%(2만 6400명) △중학교 0.5%(7100명) △고등학교 0.3%(5200명)으로 조사됐다.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초등학교 학생 비율은 전체의 67.9%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중·고등학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초등학교의 피해응답률이 증가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의 피해응답률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부의 평가다. 실제 초등학교 4학년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3.9%로, 5학년(1.6%)과 6학년(0.9%)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교 4학년은 처음으로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 참여하면서 관심도 높고 응답도 적극적이다”라며 “(4학년들은) 그간 누적된 피해경험과 사소한 말다툼 등도 모두 학교폭력 피해라고 응답하다보니 상반기 조사 때에는 (피해응답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하반기에는 다시 안정적으로 낮아지는 패턴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중·고등학교에 비해 초등학교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지난해 수립한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폭력 피해유형 비율과 관련해서는 언어폭력이 34.0%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집단따돌림(18.3%) △신체폭행(12.1%) △스토킹(10.9%) △사이버 괴롭힘(9.1%) △금품갈취(6.8%) △강제추행·성폭행(4.5%) △강제심부름(4.3%) 순으로 집계됐다.

학교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교실 안’(41.2%), ‘복도’(10.9%), ‘운동장’(6.4%) 등 72%가 학교 안으로 나타났으며,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39.4%), ‘하교 이후’(16.4%), ‘점심시간’(10.0%), ‘하교시간’(6.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 가해자였다는 응답이 67.4%로 가장 많았다.

교육부는 언어폭력·집단따돌림·사이버괴롭힘·강제추행 및 성폭행 등 피해유형별 대책과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시하는 한편,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이 쉬는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학교폭력 로고송을 개발해 수업 알림벨로 활용하거나 쉬는시간에 정서순화 음악방송을 운영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경험이 있다는 학생의 응답률은 0.37%(1만 6000명)으로, 지난해 1차 조사와 비교해 0.06%p(3000명) 감소했고, 학교폭력 목격 학생의 응답률도 2.5%(10만 9000명)로, 전년 동차 대비 0.5%p(2만 4000명) 줄어들었다.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80.3%로 전년 1차 조사에 비해 0.7%p 증가했다. 알림 또는 신고의 대상은 가족(39.8%)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학교(21.4%), 친구나 선배(15.3%)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학교폭력을 목격한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87.3%로 역시 지난해 1차 조사 때보다 2.1%p 증가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 “실태조사가 처음 실시된 2012년도에 12.3%에 이르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0.9%로까지 감소된 것은 그동안 관계부처 및 기관의 적극적인 협업과 일선학교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로 나타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언어폭력 및 따돌림과 같은 정서적 폭력의 비중이 높고,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기관은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한다”며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민간부문이 긴밀히 협력하여 ‘학교폭력 및 학생 위험 제로 환경 조성’이라는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1차 실태조사 결과는 9월에 실시될 2차 조사 결과와 함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17년 시행계획’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밖에 17개 시·도교육청은 향후 시·도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시·도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학교폭력 예방 정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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