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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세월 20년' 코스닥 스무살 청년되기까지…


입력 2016.07.02 16:08 수정 2016.07.04 08:46        이미경 기자

20년전보다 기업수 3배이상↑ 시총규모 27배↑

코스닥 시장이 7월 1일로 20살 성년이 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직접금융 기회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 7월 1일 개설된지 20돌을 맞았다.

20년전 미국 나스닥 시장의 제도와 시스템을 벤치마크해 설립된 코스닥 시장은 개설 첫해인 1996년 6월 341개 상장기업으로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 20년 후인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의 상장기업수는 총 1168개사에 이른다. 이는 처음 개설된 때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 규모로 따져도 무려 27배 넘게 커졌다. 1996년 개설 당시에 7조6000억원에서 현재 215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몸집을 키웠다. 글로벌 신시장 가운데 시총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과 중국 차이넥스트에 이은 글로벌 3위 시장으로 도약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개설초기 23억원에서 현재 3조4000억원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지수상승률이나 시가총액 증가율은 글로벌 신시장 가운데 각각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은 개설 초기에 목적에 맞게 그동안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임직원수는 시장 개설때(7만6577명) 보다 3.4배가 늘어난 25만7404명으로 급증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인큐베이팅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코스닥 시장은 첫 개설 이후 무려 47조9000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업종군도 제조업에서 바이오와 컨텐츠 등 신성장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코스닥 20년 성장과정.ⓒ한국거래소 코스닥 20년 성장과정.ⓒ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20년 굴곡의 역사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20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시장이 처음 개설된 1996년부터 한동안 부진을 면치못하다가 정부가 1997~1998년 코스닥시장 육성방안을 내놓자 코스닥 기업 투자 붐이 일면서 2000년까지 코스닥 시장은 최대 호황기를 보냈다. 2000년 3월 10일은 코스닥 지수가 2834.4포인트까지 올랐고 99년에서 2000까지 1년여동안 무려 1000포인트가 상승했다.

실제 1999년 8월에 상장해 2만5750원에 첫 거래를 했던 새롬기술은 1년도 안된 2000년 2월에 무려 28만2000원까지 오르며 주가가 1095%나 뛰었다.

하지만 지나친 IT벤처붐은 코스닥 경영진의 일부 부정행위 등으로 신뢰가 급속도로 무너지며 시장 전체의 위기로 치달았다.

코스닥 시장 전반의 침체기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지속됐다. 2008년 10월 27일에는 사상 최저치인 261.2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때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고 설상가상 전세계적인 IT 불황 등이 겹치면서 코스닥 지수는 최근까지 500~600포인트의 박스권 횡보를 지속했다.

이후에도 기업 CEO들의 잦은 횡령과 벤처투자자들의 먹튀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시장의 신뢰는 급속도로 낮아졌다. 게다가 주가를 띄워 차익을 챙기는 작전세력이 시장 전반에 만연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투기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에 2009년부터 시장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정화작업이 본격화됐다. 이때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해 그간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주목된 횡령과 배임 퇴출작업이 진행됐다.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신규상장 427개사 가운데 무려 261개사가 상장폐지되며 4분의 1 이상의 물갈이가 이뤄졌다. 이는 시장건전성 지표에서도 뚜렷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예컨대 관리종목지정, 불성실공시, 횡령배임한 기업들이 4년여만에 52.7%로 현저히 줄어드는데 성공했다.

대대적인 정화작업을 거친 코스닥 시장은 2014년부터 다시 본격적인 상장유치와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맞물리며 코스닥 700선대 안착에 성공했다.

◇코스닥, 모험자본시장의 바로미터 재도약

코스닥 시장은 향후 모험자본시장 생태계 선순환의 바로미터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거래소가 코스닥시장본부 산하에 출범시킨 창업지원센터를 통해 이러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래소가 출범한 창업지원센터는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모험자본 공급·회수가 원활히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KSM(KRX Startup Market)과 인수·합병(M&A) 중개망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오는 9월 개설을 목표로 기술집약형 스타트업기업 중심 시장으로 특화한 KSM 구조를 설계·구축하고 있다. 거래소는 KSM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실시를 지원하고, 거래소 자체 크라우드펀딩 매칭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KSM기업이 원할하게 코넥스로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특례를 마련하는 한편 '크라우드펀딩 → KSM → 코넥스 →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상장사다리 체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7월 1일 오후2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정부, 벤처업계, 상장법인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스닥시장 개장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7월 1일 오후2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정부, 벤처업계, 상장법인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스닥시장 개장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한국거래소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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