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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승=4강’ 포르투갈 우승 시나리오?


입력 2016.07.01 07:41 수정 2016.07.01 09: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호날두는 이번 유로 대회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호날두는 이번 유로 대회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크로아티아와의 16강 연장전 제외, 모두 무승부
에이스 호날두도 헝가리전 제외하면 침묵으로 일관


졸전도 이런 졸전이 없다. 세계적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이 우주의 기운을 받아 2연속 4강 고지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1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마르세유에 위치한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유로 2016’ 폴란드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 티켓을 따냈다.

먼저 웃은 쪽은 폴란드다. 폴란드는 이번 대회 내내 무득점 빈곤에 시달리던 에이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선제골을 뽑아내며 포효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전반 2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며 포르투갈의 골망을 갈랐다.

이에 자극받은 포르투갈도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서서히 주도권을 쥐고 공격을 풀어나간 포르투갈은 전반 33분, 18세 신예 헤나투 산체스가 왼발 슈팅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양 팀은 더 이상의 필드골없이 연장 후반까지 마쳤고, 승부차기서 희비가 엇갈리며 포르투갈이 4강행 티켓을 잡았다.

이날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은 동점골의 주인공 산체스였지만 실질적 수훈갑은 수비수 페페였다. 페페는 선취골 실점 후 흔들리던 포르투갈의 수비를 재정비하는 모습을 선보였고, 경기 내내 육탄방어를 선보이며 폴란드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더욱 주목할 점은 승리 없이 꾸역꾸역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행보다. 포르투갈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무패보다 무승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호날두라는 뚜렷한 존재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날두는 헝가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제외하곤 눈에 띄지 않았다.

사실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성적으로 16강에 오른 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웠다. 하지만 우주의 기운이 몰려들었다. 이번 대회부터 24개국 참가로 확대된 유로 2016은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 6개조 3위팀 중 상위 4개팀에 16강 티켓을 선사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그 수혜를 입었다.

포르투갈의 유일한 승리는 16강전에서 나왔다. 하지만 결선 토너먼트 최악의 경기라는 혹평이 이어졌다.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를 맞은 포르투갈은 경기 내내 지루한 공방전만을 거듭했다. 연장전에 접어들어 히카르도 콰레스마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를 따냈지만, 이날 경기의 첫 번째 유효슈팅이라는 굴욕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대진운도 역대급이다. 이번 대회는 와일드카드 제도로 인해 결선 토너먼트 구성이 뒤죽박죽되어 버리고 말았다. 급기야 유로 대회 사상 첫 3연패를 노렸던 스페인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 개최국 프랑스, 그리고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잉글랜드가 한쪽으로 몰리고 말았다.

이 가운데 스페인과 잉글랜드는 이미 탈락했고, 독일과 이탈리아도 둘 중 하나는 탈락해야 한다.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인 아이슬란드를 맞는 프랑스도 4강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결국 사실상의 결승전이 매 라운드 벌어지고 있으며, 이들 중 단 한 팀만이 결승에 오르게 된다.

반면, 반대쪽 대진표는 그야말로 천국이나 다름없다. 이렇다 할 강호가 없는 가운데 포르투갈이 꿀대진으로 4강에 선착했고, 세대교체를 이룬 벨기에, 웨일스 승자가 다음 라운드 맞상대다. 고작 1승에 4강 진출이라는 포르투갈의 행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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