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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사퇴가 파괴력을 잃은 세가지 이유


입력 2016.06.29 18:39 수정 2016.06.29 18:59        이슬기 기자

안일한 대처 무의미한 사과만 되풀이 위기관리 능력 부재

단순 사퇴로 책임선상서 후퇴 "대선후보 보호전략 아니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4·13총선 당시 홍보비 파동과 관련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4·13총선 당시 홍보비 파동과 관련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과 관련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동반 사퇴를 밝힌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과 관련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동반 사퇴를 밝힌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대표직을 내려놨다. 2012년 대선 후보 단일화 이래 벌써 세번째 사퇴다. 4.13 총선 과정에서 드러난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책임지겠다는 명목이지만, 그 파괴력은 미미하다. 여론의 반응도 미지근하긴 마찬가지다.

정치권에선 '대선 후보 안철수'가 입을 상처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안 대표는 당대표직을 사퇴함으로써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수시로 받게될 언론 노출은 물론, 의혹 당사자들의 거취를 결정할 의무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철저히 대권을 계산해 보호 전략을 펼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연히 리더십 문제도 제기된다. 이는 안 대표가 시작부터 '대선 후보'로 정치권에 입문한 것과 무관치 않다. 즉, 현실정치판에서 구체적인 직책을 맡아 치열하게 리더십을 검증받는 과정을 뒤늦게 겪었고, 위기돌파 능력 부문에서 본인의 한계를 뚜렷이 드러냈다는 것이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당시 안 대표는 7.30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김한길 공동대표와 동반사퇴한 바 있다. 세월호 정국으로 야권에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상태였지만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강행하면서 내홍이 심화됐고, 결국 11 대 4라는 낙제점을 받았다.

다만 당시엔 공천 당사자들이 지역구 후보였던 만큼 투표로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이번엔 투표가 아닌 당 지도부의 권한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문제인 만큼, 단순히 대표 사퇴로 끝내선 안된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일단 사퇴든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평가할만하다"면서도 "문제는 처음부터 이같은 사태를 파악하는 태도가 너무 안일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안 대표로서는 실무진으로부터 '문제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당대표로서 선거 이후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대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당대표라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서 처음부터 그렇게 단적으로 이야기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사태가 이정도까지 됐으면 본인이 사퇴하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더욱 강력한 결단을 보여줬어야 한다. 이런식으로 때마다 사퇴만 반복하는 건 국민들로 하여금 새정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지도 못할 뿐더러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엔 연습이 없다"며 당대표로서 위기돌파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건, 곧 대선주자로서의 한계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새정치연합 당시엔 김한길 대표가 많은 부분을 감싸줬지만, 이번엔 본인이 홀로 부딪치면서 자기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도 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도 "국민들에게 안철수 개인이 사퇴하고 말고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건 당사자들은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택된 사람들이 아니라 정당에서 비례를 준 사람들 아닌가. 문제가 된 의원들도 법적 책임에 앞서 도의적 책임을 똑바로 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대표만 사퇴하는 건 감동도 없거니와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평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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