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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판단력 이상 없다" 말 바꾼 SDJ


입력 2016.06.29 16:18 수정 2016.06.29 16:20        김영진 기자

여론 관심과 롯데그룹 유감표명에 입장 선회...신격호 회장 명예 실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휠체어를 탄 채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휠체어를 탄 채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6년 전부터 치매 치료제를 먹고 있었다며 언론에 알린 SDJ코퍼레이션이 29일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그 배경은 예상외로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롯데그룹에서도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며 심각한 유감을 표하자 SDJ측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시스는 지난 28일 신 총괄회장이 5~6년 전부터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Aricept)'를 처방 받아 복용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약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AchE)의 작용을 억제해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사실은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 및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롯데그룹은 이 정보가 SDJ측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고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최근 신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이 SDJ 측에 의해 언론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 내역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임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치료기간, 약물내용까지 공개한 것은 금도를 넘은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후 SDJ측의 조문현 변호사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지난 27일 성년후견인 5차 심리에서 신정숙씨의 법률대리인이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치매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추가로 법원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해 기자들의 취재가 들어와 아리셉트를 처방 받은 적이 있다고 확인해줬다"고 해명했다.

또 조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복용한 아리셉트는 치매 치료제로도 쓰이지만 예방차원의 처방이었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복용 자체를 가지고 신 총괄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판정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는 이상이 없다"며 "다만 고령이다 보니 기억력과 청력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 및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까지 공개한 SDJ가 또 다시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말 바꾸기'라는 입장이다.

당초 롯데 및 재계에서는 SDJ에서 신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을 공개한 배경이 검찰 수사 중인 롯데 비자금 조성 의혹 책임을 신동빈 회장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롯데에서도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고 반발하자 SDJ측에서 또 다시 말 바꾸기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SDJ측에서는 신 총괄회장을 위하거나 명예를 위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소송 승리를 위해 신 총괄회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정신감정까지 거부했다가 또 다시 약물치료내역을 공개하며 마치 6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음을 시사했다가 다시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 되자 말 바꾸기를 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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