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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철강 구조조정 '속속'…국내 철강업계는 시늉만?


입력 2016.06.29 15:38 수정 2016.06.29 15:39        이광영 기자

바오산·우한강철 합병 확정, 경쟁력 강화 전망

철강업계, 자체 구조조정…“총체적 경쟁력 강화 어려워”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제조공정 장면.ⓒ포스코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제조공정 장면.ⓒ포스코

중국·일본 철강업계가 최근 인수합병(M&A)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반면 국내 철강업계의 자체 구조조정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2위 철강회사인 바오산강철과 6위 우한강철은 합병을 포함해 전략적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4500만t 규모의 중소형 철강사 설비를 감축하고 2025년까지 3000만~1억t 규모의 초대형 철강사 3~5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공급과잉이 일시적으로 해소돼 중국 철강재 가격이 반등하고 국내 철강업계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철강사들의 대형화로 효율적인 설비 감축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중국 철강가격 반등을 견인하고 수출 비중이 높은 포스코 실적·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철강업계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앞 다퉈 생산기지를 증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오산의 경쟁력 강화는 향후 제품 공급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바오산은 중국 내에서도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가장 잘 갖춘 회사였다”며 “글로벌 고객사들에게 곧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국내 철강업체 보다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12년 신일본제철(NSC)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에 이어 올해 초 신일철주금(NSSMC)과 닛신제강의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신일철주금은 향후 고베제강과도 인수합병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일본 철강업계는 신일철주금과 JFE스틸의 양강 체제가 확립돼 효율적인 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철강업계는 뚜렷한 주체 없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정부와 업계 모두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중국, 일본과 달리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심상형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일본 대비 최근 국내 철강업계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합병을 통해 서로 장단점을 보완한 일본이나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거대 철강사를 만들어낸 중국과 비교해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주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제철 등 부실기업의 정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다. 자발적인 구조조정도 개별기업 수준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7월말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통해 철강 구조조정에 대한 용역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보고서대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지원하기 위한 결정이지만 이를 강제할 수 없는 점이 결국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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