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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선 안전 사각지대, 구석구석 해소한다


입력 2016.06.29 09:36 수정 2016.06.29 09:37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해양수산부 차관 윤학배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 차관 윤학배 ⓒ해양수산부
지난 2월 경북 영덕에서 출항한 근해통발 어선이 포항 호미곶 동방 61마일 지점에서 전복돼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의 주요원인은 5m의 높은 파고와 초속 12m의 강풍 등 나쁜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조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뿐이 아니다. 일부어선들의 경우, 음주운항을 하거나 조업 위치를 외부에 노출하기 싫어서 어선위치추적장치(V-PASS)를 끈 채 운항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연근해어선 해난사고는 연평균 1275건이 발생했다. 동 기간 동안 연평균 99명의 사망·실종사고가 발생했다. 어선사고는 전체 해양사고의 71%, 사고 선박수의 69%, 인명피해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운항 부주의에 의한 충돌이나 좌초가 15%를 차지하며, 기관고장은 33%에 이른다. 졸음운항, 전방주시 소홀, 또는 어망이나 로프가 스크류에 감겨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어선 사고의 근본원인으로서 무리한 조업 관행이나 구명조끼 미착용 등 어업인의 안전 불감증 만연을 먼저 손꼽을 수 있다. 어선 노후화나 안전장비 및 설비 등이 미흡한 것도 주된 요인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해양수산부는 안심하고 조업할 수 있는 안전한 우리어장을 만들기 위해 인프라 구축, 제도 정비 및 안전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어선 안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한다.

우선 어업인의 의식을 개선하고 현장에 만연해있는 안전 불감증을 퇴치하기 위해 수협 조합 단위로 선주·선장·간부 선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 할 계획이다.

또한 심폐소생술, 소화·구명설비 사용법 등에 관한 실습 교육을 연중 실시하며, 도서벽지나 비조합원들도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 강사가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순회교육’도 실시한다.

안전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어선은 경제적 부담 등 여러 이유로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은 채 조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자동소화장치, 팽창식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노후어선의 기관고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후기관 대체 및 장비 개량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알루미늄 합금 등 신소재 어선을 개발·보급해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의 소형어선을 대체하고자 한다. 소형선박의 경우 항법장비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스마트폰 앱인 ‘해(海)로드’를 배포하고 사용방법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법령 제·개정 등을 통해 안전 규정도 강화할 예정이다. 어선 운항 시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어선 복원성 기준을 정비하고, 배에 실리는 화물중량의 한계를 나타내는 만재흘수선 표시대상을 확대하려 한다.

특히 선박의 위치발신장치를 끄는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며 이에 대한 처벌기준도 강화할 것이다. 또한 ‘어선안전조업법’을 제정해 사고위험 어선의 입출항 관리, 구명조끼 착용 및 안전교육 의무화 등을 위한 법적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안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구명조끼 상시 착용, 어선점검 생활화 등 캠페인을 강화하고자 한다.

사고다발 시기(11월~3월)에는 관계기관 ‘특별 어선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지자체는 도서벽지와 같이 정비업체가 없는 지역에 어선 안전점검, 부품교환 등 찾아가는 이동수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어선 사고는 우리 모두의 안전의식 없이는 근절하기 어렵다. 또한 사고를 당한 어민이나 어선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도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끼치는 일이다. 출항 전에 기관 등 주요설비를 철저히 점검하고, 악조건 속에서 무리하게 운항하지 않으며, 구명조끼 착용을 생활화하는 등 안전 조업을 하는 것이 최선의 사고 예방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다가 삶의 터전인 어업인, 바다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함께 노력해 안심하고 조업할 수 있는 안전한 바다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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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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