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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11년, 데뷔전 퇴장부터 은퇴 선언까지


입력 2016.06.28 16:02 수정 2016.06.29 08:06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메시는 2006년 3월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떡잎부터 다른 유망주임을 보여줬다. ⓒ 게티이미지 메시는 2006년 3월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떡잎부터 다른 유망주임을 보여줬다. ⓒ 게티이미지

FC바르셀로나에서는 역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끝내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낳은 리오넬 메시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아르헨티나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서 벌어진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에서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3년 연속 준우승이다.

이번에는 다를 것 같았다. 경기 전 분위기도 전력도 “아르헨티나 우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칠레는 잘 싸웠다. 투지가 넘쳤고 시종일관 부지런하게 뛰었다.

준결승까지 연일 득점포를 뽐냈던 메시는 이번에도 침묵했다.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는 칠레에 2-4로 패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르투로 비달이 이미 실축한 상황이라 메시가 성공시킨다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지만, 메시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칠레 선수들이 우승 분위기에 취한 사이 메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메시는 곧바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슈퍼스타 메시였기에 너무나도 아쉽고 초라한 퇴장이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TYC 스포츠'를 통해 "대표팀에서 우승을 원했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메시였지만 우승에 실패한 후 끝내 대표팀 유니폼을 벗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떡잎부터 달랐던 유망주 메시

2005년 네덜란드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메시. 메시는 2005년 8월 열린 헝가리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꿈에 그리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신고식을 치렀다.

아쉬웠다. 메시는 후반 18분 리산드로 로페스와 교체 투입됐지만 44초 만에 퇴장을 당했다. 상대 수비수의 밀집 수비에 메시는 팔꿈치로 가격하며 A매치 데뷔전에서 곧바로 퇴장을 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고의적인 가격 탓이다.

이후 메시는 2006년 3월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떡잎부터 다른 유망주임을 보여줬다. 당시 아르헨티나 사령탑이었던 피케르만 감독 역시 메시의 가치를 높이 사며 2006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메시를 전격 발탁했다.

독일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에르난 크레스포와 하비에르 사비올라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메시는 로테이션 자원이었다. 그리고 메시는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월드컵 1호골을 기록했다.

2007 코파 아메리카를 통해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섰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키며 14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관 탈출을 노렸다. 준결승까지 탄탄대로였지만 결승에서 브라질에 0-3 완패했다. 호나우지뉴도 카카도 없는 브라질이었지만 결승에서 만큼은 막강했다.

이후 메시는 2009 발롱도르 위너로 등극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출전했지만 결과는 8강 탈락이었다. 독일과의 8강전에서 메시는 어떠한 위협적인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0-4 대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다시금 무관 탈출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복병 우루과이에 무릎을 꿇었다. 8강 우루과이와의 승부차기에서 패한 아르헨티나는 대회 유력 우승 후보였지만 메시의 고향 로사리오에서 초라하게 대회를 접었다.

3연속 준우승..끝내 마라도나벽 넘지 못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리빙 레전드다. 그러나 그의 뒤에는 늘 마라도나라는 꼬리표가 있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메시는 그야말로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아르헨티나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이번에도 상대는 독일이었다.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대파한 독일의 기세는 막강했다.

아르헨티나는 비교적 잘 싸웠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연장 교체 투입된 마리오 괴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또다시 결승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메시는 월드컵 MVP에 선정됐지만, 그에게 필요한 것은 월드컵 골든볼이 아닌 우승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1년 뒤 2015년 여름.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다시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개최국 칠레를 상대한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끝에 1-4로 패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는 성공했지만 나머지 키커들이 실축했다. 메시는 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메시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 게티이미지 메시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 게티이미지

올여름 메시와 아르헨티나에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1년 만에 다시 코파 아메리카가 개최되며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메시로 구성된 공격진은 물론이고 미드필더진 조합과 수비진 조합도 무난했다. 게다가 메시는 A매치 55호골을 터뜨리며 종전 최고 기록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54호 골도 경신했다.

메시에게 남은 것은 마라도나뿐이었다. 메시에게 필요한 것은 대표팀에서의 우승컵 하나뿐이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 같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의 첫 번째 키커 메시가 실축하면서 앞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칠레에 또다시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메시였기에 아쉬운 결과였다. 결승 진출만으로도 뛰어난 업적이다. 그러나 메시라면 축구 팬들의 잣대는 달라진다. 메시는 자타공인 21세기 축구 황제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으로 결승전에만 나서면 늘 침묵했다. 4번의 결승전에서 메시는 단 한 차례도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아르헨티나 역시 메시와 함께 결승전에 나선 4번의 경기에서 모두 무득점 침묵했다.

메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만 커졌다. 결승까지 이끈 메시였기에 가혹했지만 메시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메시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아직 2018 러시아월드컵이 남았기에 아쉬운 결과였다. 물론 공식 입장 발표를 한 것은 아니다. 11년간 이어진 메시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여정 역시 너무나도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113경기에서 55골을 터뜨린 메시였기에 더욱 아쉬운 작별이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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