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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는 먼나라 이야기? 안느껴지는 금융위기


입력 2016.06.27 14:30 수정 2016.06.27 16:22        이충재 기자

국내 직접적 영향 '미미 수준' 외신 "한국 현명한 대응"

전문가들 "금융시장 변동성 보다 '심리 위축' 우려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 우리경제가 과도한 불안으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 우리경제가 과도한 불안으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언론에선 대공황이 일어날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엄밀히 말해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 우리경제가 과도한 불안으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금융시장 변동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오히려 심리적 위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과도한 불안감이 오히려 리스크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나가는 '홍역'…영국 수출 1.4% 불과 "영향 미미"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브렉시트 투표 당일인 24일 우리 증시와 외환시장, 원화값 폭락 등의 혼란은 일종의 홍역을 치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오른 1926.85로 장을 마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0.96포인트(0.15%) 오른 648.12로 마감했다.

특히 우리경제는 영국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영국경제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도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대 영국 수출은 지난해 기준 73억9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5267억 달러)의 1.4%에 불과하다. 외국인직접투자(FDI) 분야에서도 영국 자금의 국내 유입은 2억6000만달러로 전체 FDI의 1.2%로 미미한 수준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 대응체계 점검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영국과 무역비중이 낮고 실물부문 연계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이날 24개 증권사 대표와 가진 회의에서 "브렉시트는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사건"이라며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쓰나미, 후폭풍, 혼란…금융시장 변동성 보다 '심리 위축' 우려돼

오히려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은 '심리'에 있다. 실제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다 '쓰나미' '후폭풍' '혼란' 등으로 표현되는 이번 상황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정부는 금융시장 변동성 보다 시장의 불안심리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불안심리가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단계적 시장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브렉시트 가능성이 이미 반영된데다 일시적인 충격이 예고된 만큼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와 같이 글로벌 경기를 급격히 침체시키거나 크레딧 이벤트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과도한 공포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또 "브렉시트 충격이 어느 정도 금융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도 했다.

"미리 예고된 정치 이벤트…2008년 금융위기와 달라"

무엇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이나 유럽 재정 위기를 촉발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과 비교하면 우리경제는 사정권 밖에 있다.

브렉시트를 우리 경제측면에서 보면 실체적 리스크가 없는 일종의 '정치 이벤트'인데다 협상에 2~5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시장에선 "노출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브렉시트 투표 당일인 24일 코스피지수 하락치는 3.09% 수준으로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 파산(-6.1%)보다 낮았다. 외국인 자금 매도액도 631억원으로 통상적 수준이다. 국가 부도위험을 뜻하는 CDS프리미엄 상승폭은 6.5bp로 리먼브라더스 파산(23.6bp) 보다 크게 낮았다.

이에 임 위원장도 "브렉시트는 미리 예고된 이벤트"라며 "실제로 현실화 되는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리먼 파산'으로 위기가 곧바로 발생한 2008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신에선 우리의 대응에 호평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각) '한국의 브렉시트 모범'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한·영 FTA를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현명하게 대처했다"며 "다른 나라들에 모범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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