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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은 검찰에서 왜 그렇게 말했을까


입력 2016.06.24 11:02 수정 2016.06.24 11:04        전형민 기자

검찰 조사 받으며 "국민의당이 허위진술 조언"

전날 '꼬리 자르기'에 연이은 '폭로성' 발언 이유는?

4.13총선 당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으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13총선 당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으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검찰 조사 받으며 "국민의당이 허위진술 조언"
전날 '꼬리 자르기'에 연이은 '폭로성' 발언 이유는?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23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면서 "국민의당 측이 허위진술을 하라는 취지로 조언했다"고 밝혔다. '꼬리 자르기' 언급에 이은 두 번째 폭로성 발언으로 김 의원의 이 같은 행보 이유가 주목된다.

24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검찰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선관위 조사가 시작된 직후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광고대행업체인 'S사' 대표 'K씨'에게 "당과 상관없는 일로 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대해 김 의원이 "왜 허위 계약서를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일이 왕 사무부총장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 회계책임자인 박선숙 사무총장의 이름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 의원 측은 검찰 출석 당일인 23일에도 '꼬리 자르기'를 운운했다. 이날 '문화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김 의원에게 책임을 넘기고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김 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당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9일 첫 보도 이후 극도로 말을 아끼던 김 의원 측의 잇따른 폭로성 발언에 정치권은 그 의도를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나를 따돌리지말라" '꼬리 자르기' 선제적 대처?

정치권은 김 의원 측 관계자가 23일 언급한 '꼬리 자르기'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고, 이를 감지한 김 의원이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주장은 지난 22일 김 의원이 아닌 다른 '리베이트 의혹' 관계자로부터도 나온 바 있기 때문에 신빙성을 더한다.

지난 22일 브랜드호텔 핵심관계자는 MBN과의 통화에서 "이번 의혹은 '김수민 리베이트'가 아닌 '국민의당 리베이트'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총선 직후에는 홍보를 잘해 당을 살렸다고 고마워하더니 이제 와서 당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의혹의 핵심인 인쇄업체 'B사'와 국민의당 사이의 계약에 대해서도 "당이 인쇄업체로부터 돈을 받으라고 지시해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나 조사 당일인 23일 '꼬리자르기'를 언급한 김 의원 측의 주장과 상통한다.

김 의원이 국민의당이 의혹 보도 직후부터 여론을 의식해 가타부타 의견을 표명하기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 시나브로 자신의 '일탈'인듯 여론이 조성되는 것에서 일종의 '위기감'을 느껴 당에 일종의 '경고'를 날렸다는 분석이다.

'의원이라도 살자' 왕주현 꼬리 자르기?

정치권에서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미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몰아 당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의원이 검찰조사에서도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언급하면서 박선숙 의원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특히 김 의원이 검찰 출석 전날인 22일 당시 사무총장이자 회계책임자였던 박선숙 의원의 방에서 20여분간 독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김 의원 혹은 김 의원 측의 '범인 지목'에 가까운 발언에도 침묵을 지키는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태도도 주장에 힘을 싣는다. 왕 사무부총장은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에 입장을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겸손하게 수사를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당내에서 책임소재에 대한 정리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우왕좌왕 긴장하는 국민의당

국민의당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날 김 의원 측의 발언에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만 대응했던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검찰로서는 국민의당의 내분을 호재로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관계자들이 스스로 분열하면서 '폭로전'으로 흐를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의원의 잇딴 폭로성 발언에 대해 "수위조절하지 말라는 김 의원의 경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원이 자기 수준에서 정리하려는 당의 낌새를 눈치채고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로서는 수사하기 좋아졌다"고 말했다.

왕주현 사무부총장을 '제물'삼아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다는 주장에는 "그럴 수도 있지만, 다 들쑤실 필요는 없는 만큼 상황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추가로 더 메세지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검찰은 이날 16시간여에 가까운 조사를 마치고 김 의원을 귀가시켰다. 오는 27일에는 당시 회계책임자이자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을 소환할 예정이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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