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험지에서 만나요"...'모임 정치' 활발한 더민주 의원들


입력 2016.06.25 10:07 수정 2016.06.25 10:08        조정한 기자

민집모에 이어 카라스키야, 텃밭, 험지 이름도 다양

경험 비슷한 의원들 모여 현안 논의 '싱크탱크'역할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선자들이 지난달 광주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선자들이 지난달 광주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집모에 이어 카라스키야, 텃밭, 험지 이름도 다양
경험 비슷한 의원들 모여 현안 논의 '싱크탱크'역할도

카라스키야, 험지, 텃밭, 민집모, 구당(救黨)...

서로 상관없는 단어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모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4일 만에 최단기간 개원이라는 성과를 낸 20대 국회에선 '협치'와 '소통'이 화두인 만큼 의원들의 교류가 활발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대 국회 개원 전부터 각종 소모임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발전적 해체'를 한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는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뒤 당 분위기 전환과 정권 재창출을 고민하기 위해 모였다. 구성원에는 이종걸 더민주 전 원내대표와 변재일 정책위의장, 정성호 의원, 박주선 국회부의장,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주승용,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등이 있다.

비록 해체됐지만 '민집모'는 그동안 현안을 논의하는 당내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는 평이 다수다. 이들은 지난 2013년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간 인구격차 2:1 기준 결정 이후 '선거구 재획정이냐? 선거제 개편이냐?'를 주제로 집담회를 개최했으며, 당내 고질병인 '계파 패권주의'에 대해서도 친노계 등 강경파 의원과 맞서며 균형을 맞추기도 했다.

이처럼 20대 국회 더민주 내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발전적인 국회 운영을 위한 다양한 모임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달 13일 광주에서 진행된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1박2일 워크숍에서 의견을 나누고 모임을 만들었다.

당내 4수생들의 모임으로 잘 알려진 '카라스키야'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최소 3번 이상의 낙선을 경험한 총선 당선자들끼리 모였다. 모임 이름은 파나마 출신 전설의 복싱 선수 '헥토르 카라스키야'에서 영감을 얻어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에는 김부겸(대구 수성갑), 김영춘(부산 진갑), 김두관(경기 김포갑),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박재호(부산 남을),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최인호(부산 사하갑) 등 7명이 참여한다. 김영호 더민주 의원은 본보에 "국회에 어렵게 들어온 만큼 초심을 유지하고 열심히 하자는 취지에서 모임이 결성됐다"며 "실패 혹은 성공 사례 등을 교환할 수 있어 의정 활동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을에서 24년 만에 야권 후보로 당선된 전현희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워크숍 당시, 적어도 20여 년 이상 야당이 당선되지 않은 지역 의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험지 모임'에 대해 설명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을에서 24년 만에 야권 후보로 당선된 전현희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워크숍 당시, 적어도 20여 년 이상 야당이 당선되지 않은 지역 의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험지 모임'에 대해 설명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왼쪽), 백혜련(오른쪽), 국민의당 김삼화(가운데) 의원 등 국회생생텃밭 모임 소속 의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국회 헌정회 인근에 조성된 텃밭에서 상추, 고추 모종 등을 심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왼쪽), 백혜련(오른쪽), 국민의당 김삼화(가운데) 의원 등 국회생생텃밭 모임 소속 의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국회 헌정회 인근에 조성된 텃밭에서 상추, 고추 모종 등을 심고 있다.ⓒ연합뉴스


당선자를 오랫동안 못 낸 '진짜 험지'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만든 '험지 모임'도 있다.

이 모임에는 전현희(서울 강남을), 김병관(경기 성남시분당갑), 김병욱(경기 성남시분당을), 임종성(경기 광주시을), 박정(경기 파주시을), 황희(서울 양천갑), 박찬대(인천 연수갑),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 등 10여 명이 참여한다.

여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을에서 24년 만에 야권 후보로 당선된 전현희 의원은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워크숍 당시, 적어도 20여 년 이상 야당이 당선되지 않은 지역 의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험지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노하우라든지 혼자 해결하기 벅찬 현안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이제 야당에서 '험지'가 없어지고 전 지역이 다 '양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가 함께하는 '생생텃밭 모임'도 있다. 지난해 4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소속이던 정세균 의장이 여야 의원 50여 명과 함께 '땅을 일구며 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의 간사는 농민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처음 들어온 김현권 더민주 의원, 3선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서울 양천을)이 맡았다. 정 의장을 포함해 53명의 의원들은 6월 중순 국회 헌정기념관 인근에 있는 397㎡(120평) 규모의 텃밭을 나눠 오이, 상추, 고추, 가지, 치커리, 옥수수 등을 심었다.

백혜련 더민주 의원은 지난 17일 텃밭에서 모종을 심으며 "시댁에서 농사를 지어 모종을 심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런 활동을 좋아한다"고 말했고, 김현권 의원은 자신이 사온 치커리, 총각무 씨앗을 꺼내며 "20만원어치 샀다. 마음껏 심으라"며 여야 상관없이 모종을 심으러 온 의원들에게 나눠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국회 내 '협치(協治)' 가능성을 보였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정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