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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조차’ 희생번트 무용론, 정 해야 한다면?


입력 2016.06.22 12:36 수정 2016.06.22 12:38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타자 커쇼가 투수 커쇼를 상대하는 상황에서도 희생번트는 팀에 오히려 손해를 끼친다 ⓒ 게티이미지 타자 커쇼가 투수 커쇼를 상대하는 상황에서도 희생번트는 팀에 오히려 손해를 끼친다 ⓒ 게티이미지

무사 1루가 1사 2루보다 기대 득점 더 높아
9회에도 번트보다는 강공이 오히려 더 유리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같은 특급 투수들을 상대로 번트를 대는 것이 과연 팀 득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까.

저명한 세이버리스트(Saberist) 톰 탱고(Tom Tango)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커쇼가 마운드에 있을 때 상황별 기대 득점 테이블을 공개, 희생번트가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기대 득점의 감소가 그 근거로, 타자가 투수인 커쇼일 때조차 희생번트가 팀 득점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반론은 여전하다. ‘그래도 1점을 낼 확률은 오히려 증가하지 않을까?’ 또는 ‘한 점이 중요한 경기 후반에는 유용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다. 과연 그럴까. 희생번트가 정말로 유용할 것 같은 상황을 가정하여 유용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예)9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을 가정했을 때 9회초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 무사 1루 상황을 맞았다. 그렇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희생번트를 지시해야 할까.

톰 탱고의 기대 승률(Win expectancy, WE)에 의하면, 9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의 기대 승률은 0.587이다. 이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를 만든다면, 기대 승률은 0.566이 된다.

즉, 번트 성공으로 팀이 승리할 확률이 오히려 2.1% 감소했다. 평균적인 타자와 투수를 가정한다면 오히려 희생번트는 팀에 손해인 셈이다.

9회말 홈팀 공격이라면 어떨까. 9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의 기대 승률은 0.715에 달한다. 이때 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로 바뀐다면 기대 승률은 0.703이다. 이번에도 승리 확률이 1.2% 감소했다. 평균적인 타자라면 희생번트보다 차라리 적극적인 타격을 시도하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물론 번트를 시도해야할 상황도 있다. 타격에 대한 기대치가 낮을 때가 바로 그것이다.

참고로 9회초 무사 1루 상황의 리버리지 인덱스(LI)는 3.4이다. 즉, 이때는 평균적인 상황보다 약 3배 더 중요한 상황이며,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2015년 기준으로 평균 대비 타석당 기대 승률(WPA/PA)을 0.7% 수준으로 낮춘 타자는 0.244의 wOBA와 50의 wRC+ 성적을 보였다.

이 정도 타자는 약 3배 중요도를 갖는 상황(LI=3)에서 팀 승률을 2.1% 이상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타자는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번트 성공률이 좋아야 하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투수이 차지하고 있다.

결국 희생번트는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 투수가 타석에 서야할 때, 또한 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활용되어야 하는 작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글: 썩빡꾸 / 자료 및 정리: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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