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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의원회관에 '어벤져스'가 모인다?


입력 2016.06.26 07:35 수정 2016.06.26 07:38        고수정 기자

소통 위한 PC방·SNS 방송 아이디어

국회의원에 대한 편견 깨는 효과도

소통 위한 PC방·SNS 방송 아이디어
국회의원에 대한 편견 깨는 효과도


서울 여의도동 1번지 국회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은 의원과 집무실을 딱딱하고 다가가기 힘든 폐쇄적 이미지로 생각한다. 의원들의 일상을 담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집무실, 온라인 집무실 할 것 없이 의원 ‘한 사람’을 위한 곳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대 국회 들어 각자의 성격·특성에 맞춰 이러한 편견을 깬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이 주목되고 있다. 패기 넘치는 초선이기에 어울리는 이색 의원실 인테리어, SNS 관리법을 모아봤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 의원실 515호에는 슈퍼 히어로 집단인 '어벤져스'와 흡사 카페를 연상케 하는 회의실이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 의원실 515호에는 슈퍼 히어로 집단인 '어벤져스'와 흡사 카페를 연상케 하는 회의실이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곽상도(아래) 새누리당 의원은 집무실 1014호를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 주민들이 편히 쉬고, 개인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회의실을 PC방으로 만들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곽상도(아래) 새누리당 의원은 집무실 1014호를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 주민들이 편히 쉬고, 개인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회의실을 PC방으로 만들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어벤져스·카페·PC방…특별한 의원실

슈퍼 히어로 집단인 ‘어벤져스’가 국회 의원회관에 있다? 515호 김현아 대변인(비례)의 집무실에는 아이언맨·토르 등 어벤져스의 주인공들이 정책 분석, 입법 등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의원과 8명의 보좌진은 어벤져스 주인공들의 이름을 차용, ‘캡틴 김’(김 대변인) ‘아이언 하’ ‘토르 최’ ‘헐크 김’ 등의 별칭을 만들어 히어로 그림과 함께 각자의 자리마다 이름표를 만들어 붙였다. 여성 보좌진의 경우에는 어벤져스에서 여성 히어로가 1명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 디즈니 만화 주인공인 ‘헬렌’ 등의 캐릭터를 활용했다.

회의실도 독특하다. 대부분의 의원실에 일반적으로 놓여 있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 대신, 직사각형의 테이블을 놓아 상대방과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했다. 주택산업 전문가인 김 대변인답게 작은 선반을 벽면에 층층이 걸고 화분으로 장식했다. 접견실 한쪽 벽면에는 ‘수화’ 그림과 보좌진의 손을 모아 찍은 사진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탕비실에 두는 커피 머신을 접견실 한편에 놓아 이곳에 온 모든 이가 자유롭게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게 했다. 커피 향이 가득해 흡사 ‘카페’를 연상케 한다.

김 대변인은 ‘일하고 싶은 공간’ ‘소통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입성 후 보좌진들과 일하고 싶은 공간, 외부 사람들이 왔을 때 편안하게, 좀 더 있다 가고 싶게 만드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회의실만큼은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화’ 그림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와 보좌진이 수화를 배워보기로 했다”며 “7월 초 의원실 워크숍에 자기 이름을 수화로 하지 못하는 보좌진은 데려가지 않을 작정”이라며 웃었다.

회의실을 PC방으로 만든 의원도 있다.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구)의 집무실인 1014호다. 보좌진의 업무 공간과 의원 개인 공간은 다른 의원실과 특별하게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회의실은 다르다. 다른 의원실의 회의실처럼 원형 테이블도 없고 책장도 없다. 푹신한 쿠션감을 자랑하는 쇼파와 작은 테이블, 그리고 PC 세 대가 나란히 놓여 있다. 꾸밈의 요소는 화분 한 개가 전부다. 깔끔하게 정돈된 이 방의 이름은 ‘대구 중남구 사랑방’이다. 방문자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의견 접수서’에 하고 싶은 말을 적고, 의원이 직접 민원을 관리한다.

곽 의원은 지역구가 서울과 거리가 있어 지역 주민 혹은 대구 지역 공공기관 담당자 등이 방문했을 경우 ‘편안한 휴식처’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곽 의원은 “지역 주민이 멀리 서울까지 왔을 때 낯설기도 하고, 자리 잡고 일할 만한 곳이 없어 당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와 지역 주민이 서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고, 지역 주민이 개인 볼 일도 보고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렇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실은 공용 사무실이지 국회의원 개인만 쓰는 곳이 아니다”라며 “개방해야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신보라 의원과 김현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영상, 카드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해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신보라 의원·김현아 대변인 페이스북 새누리당 신보라 의원과 김현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영상, 카드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해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신보라 의원·김현아 대변인 페이스북

SNS 방송·카드뉴스 등 청년 향한 '젊은 소통'

새누리당이 상대적으로 2030 지지층이 얇다는 점을 고려, 이들과의 소통을 위한 독특한 SNS 게시물을 올리는 의원들도 있다. 청년소통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신보라 의원(비례)은 ‘보라리틀텔레비전’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청년을 만난다. 매주 한 차례 TV 그림을 붙여 만든 마이크를 들고 청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내용 등 아이디어를 모아 직접 제작한다.

‘보라리틀텔레비전’ 첫 회는 ‘보좌진 소개’ 내용이다. 국회가 딱딱하고 개방돼 있지 않을 거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평균 나이 33.5세’ 보좌진의 생기발랄한 인터뷰를 담았다. 신 의원은 향후 매주 한 두 차례 ‘보라리틀텔레비전’으로 청년을 만날 계획이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중이다.

신 의원은 “청년들이 새누리당이라 하면 딱딱한 이미지를 생각하고, 기본적으로 국회의원 생활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친근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며 “짧은 영상이 보다 쉽고 편하게 볼 수 있고, 청년이 SNS에서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가장 일상적인 것부터 보여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보라리틀텔레비전’을 시작하게 됐다”며 “의원실에 근무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면 청년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첫 회로 보좌진 소개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도 독특하게 SNS를 관리한다. 카드뉴스를 통해서다. SNS 친구, 특히 청년들이 주거·부동산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답변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보여준다. ‘장마나 홍수를 대비해 세입자가 해야할 일’ ‘공공주택에서 반려견으로 인한 소음문제 해결 팁’ 등 주제도 다양하다. 김 대변인은 Q&A 카드뉴스가 공유와 댓글을 통해 점차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은 “월세 계약 등 주거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며 “아주 작은 정보이지만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카드뉴스로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뉴스 주제는 의원실로 들어오는 질문이나 SNS 댓글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것”이라고도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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