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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영이 안서는 김희옥, 누가 추천했나


입력 2016.06.22 05:31 수정 2016.06.22 05:40        문대현 기자

일괄 복당, 권성동 해임 등 리더십 부족 도마

'식물 지도부' 당 내부 비난 목소리 높아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의원 전원 복당 결정과 관련한 당내 내홍으로 당무를 거부했던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여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을 발표하며 당무에 복귀한 가운데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 사무종장은 “사퇴요구를 받아들일수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의원 전원 복당 결정과 관련한 당내 내홍으로 당무를 거부했던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여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을 발표하며 당무에 복귀한 가운데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 사무종장은 “사퇴요구를 받아들일수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탈당 의원 일괄 복당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빚은 갈등에 김희옥 위원장의 체면은 완전 구겨진 듯한 모양새다. 당 내부에서는 무기력한 김 위원장을 누가 추천했는지 성토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복당 결정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의 강한 태도에 칩거를 선택한 김 위원장은 사흘 만인 20일 당무에 복귀했다. 그가 들고 온 것은 권성동 사무총장의 교체 카드였다. 그러나 권 총장은 즉시 거부했고 비박계는 김 위원장을 향해 반발 의사를 표했다.

하태경 의원은 21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너무 안쓰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혁신이라는 옷이 김 위원장 몸에 잘 맞지 않는다"며 "비대위 출범 20일이 지났지만 겨우 복당 문제 하나 처리했는데 그것을 통과시키고 난 다음에 문제 삼는 것은 혁신할 마음이 없고 누워서 침 뱉는 형태라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자기가 잘못했고 사퇴해야 될 명분이 있으면 사퇴할 수 있겠지만 권 총장이 잘못한 게 뭐 있냐"며 "지금 상황에 보면 더 잘못한 사람은 권 총장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다. 나는 오히려 김 위원장이 당 혁신에 상당히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혁신의 수장으로서는 상당히 흠집이 났다고 생각이 된다. 이런 추세로 더 나아가다가는 나중에 혁신비대위 끝나고 나서 평가가 아주 안 좋을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자기 결단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사퇴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정병국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모든 국민이 일괄 복당에 박수를 치고 있는데 왜 김 위원장이 정치 행보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김 위원장이) 대변하고 조종 당한다는 것을 자임하는 것이다. 이러려면 당무 복귀를 할 이유가 뭐가 있나. 그냥 가면 되는 것이지"라고 밝혔다.

반면 친박계 이우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훌륭한 분을 모시고 와서 그 분을 하나의 로봇으로 만들어버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정부 들어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았고 국무총리, 감사원장 후보로 수 차례 거명되며 친박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김 위원장을 향한 친박계와 비박계의 시선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더 이상 직을 수행할 동력을 잃었다는 것에는 계파 간 이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최종 의결권을 가진 김 위원장은 일괄 복당을 최종 결정했지만 그로부터 몇 시간이 지난 후 과정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뒤늦게 잠적했다.

회의 중 문제가 있었다면 그 즉시 이의를 제기했어야 하는데 왜 나중에야 말을 바꿨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당내 시선이 많다. '뜨거운 감자' 유승민 의원의 복당 승인을 두고 이후 청와대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 총장 경질 건도 논란이다. 김 위원장은 사무총장을 교체하길 바랐지만 권 총장은 그로부터 이틀째 여전히 당무를 보고 있다. 비대위원장이 당직자를 해임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김 위원장의 권 총장 경질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떠돌고 있다. 김 위원장의 위신이 완전히 추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희옥 누가 뽑았나" 새어나오는 잡음

지난달 26일 내정된 김 위원장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끈질긴 '구애'의 결과물로 평가 받았다. 김 위원장 내정은 친박계가 주도했고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의 3자 회동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 포용력으로 당의 혁신 논의를 활발하게 이끌 적임자라는 게 발탁 이유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8월 초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두 달여 간 '얼굴마담'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섞인 시선과 함께 정치권 경험이 없어 계파 갈등으로 곪아 있는 당을 바꿀 역량이 있는지 의심어린 시선도 함께 있었다.

결국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고 당 안팎에선 애초에 위원장 선임 자체가 잘못 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지 못 했다는 점에서 무책임함과 공식 회의를 카리스마 있게 이끌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가 주된 이유다.

영남 지역 한 친박 의원의 측근은 김 위원장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의원들 사이에서 있음을 인정하며 "우리도 명확히 김 위원장을 추천한 인물을 알지 못 한다. 이대로라면 당내 여론이 점점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향후 역할을 묻는 질문에 "사실상 오는 8월 전당대회 때 새로운 당대표가 뽑히기 전까지 형식적으로 자리에만 앉아 있는 역할이 아니겠나"라며 "지금 상황에서 그에게 앞으로 혁신을 주도하길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인사도 "3자 회동으로 결정한 '김희옥' 카드가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선임된 지 한 달도 안 돼 위원장 약빨이 다 떨어져 향후 더욱 깊이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비대위가 꾸려질 당시 당이 망가져 가는 상황이었는데 정무 감각이 아예 없는 위원장과 외부위원들을 선임했을 때부터 비대위의 실패는 이미 예견됐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비박계 인사 또한 "김 위원장이 당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 이제까지 비대위가 한 게 뭐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당이 점점 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에 국민께 죄송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8월 9일)가 한 달 하고도 보름 이상 남은 시점에 당지도부가 벌써 '식물지도부'로 전락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외치던 '환골탈태'는 점점 기대하기 어려워져 가고 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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