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간파당한 박병호, 패스트볼 대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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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점 간파당한 박병호, 패스트볼 대처법은?
    직구 구속 빨라질 수록 속수무책으로 당해
    타격폼 수정하거나 책임감 더는 것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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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6-06-04 05:57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박병호 ⓒ 게티이미지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던 박병호가 3일 탬파베이 전에서 2루타 2개 포함 시즌 첫 3안타를 기록하며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만들었다.

    소속팀 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최약체로 전락하며 박병호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었을 뿐, 지난달 8일(이하 한국시각) 0.268로 최고치를 찍었던 타율은 3안타 경기를 했음에도 0.226에 그치고 있다.

    지난 몇 주간 박병호를 상대한 투수들의 볼배합을 살펴보면 강점과 약점에 대한 분석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지난달 14일까지 9개의 홈런을 기록, 예상보다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파워가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미지의 타자이던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데이터가 한 달 이상 쌓이자 정밀분석을 바탕으로 한 약점 공략이 시작됐다.

    무엇보다 박병호에 대한 볼배합이 달라졌다. 기록상 패스트볼에 약점을 보인 박병호 상대로 실제로도 직구 공략이 대폭 늘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는 슬라이더가 아닌 패스트볼로 나타난다. 슬라이더가 실투로 이어지면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지만, 패스트볼은 실투가 되어도 파울이 되거나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박병호는 패스트볼의 코스와 구속에 따라 현격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 먼저 포심 패스트볼 구속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병호의 시즌 최고 타율이었던 지난달 7일을 기준으로 삼았다.

    ▲ [표 1] 박병호 구속별 포심 패스트볼 타율 (참조: 강정호)

    박병호는 7일 경기까지 포심 패스트볼 타율이 0.333로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92마일 이상 포심 패스트볼에 대해서는 1할에 미치지 못하는 타율(.071)이라는 점이다. 상대팀이 박병호를 제대로 분석했다면 빠른 볼 위주로 상대할 수밖에 없다.

    박병호 vs 포심 패스트볼 (베이스볼서번트 기준)
    5월 7일(포함) 이전 피안타율 0.333(브룩스베이스볼 기준 0.259)
    5월 8일(포함) 이후 피안타율 0.107(브룩스베이스볼 기준 0.111)

    박병호는 지난달 8일부터 90마일 이상 포심 패스트볼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90마일 이상 포심 패스트볼 타율은 0.083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박병호는 최근 한가운데 코스로 들어오는 93마일 포심 패스트볼도 공략을 못할 정도다.

    ▲ [그래프 1] 박병호 구속별 포심 패스트볼 타율 비교

    이번에는 패스트볼 코스에 대해 살펴보자. 박병호는 스트라이크존 상단 코스에 뚜렷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 코스는 강정호, 마이크 트라웃 등을 상대할 때 절대 던져서는 안 될 위험한 실투 코스다. 하지만 현재 박병호에게는 삼진을 유도하는 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 [그래프 2] 패스트볼 코스별 타율, 박병호(좌), 강정호(중), 마이크 트라웃(우)

    상대 투수들은 박병호에게 변화구나 패스트볼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결정구로 높은 코스 패스트볼을 던져 삼진을 잡아낸다. 게다가 몸쪽 패스트볼 구사 빈도가 높아졌다. 몸쪽 공은 바깥쪽 코스와 달리 타이밍이 더 빨라야 칠 수 있는데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이 늦다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유인구로 활용하고 있다.

    ▲ [표 2] 박병호 포심, 싱커, 슬라이더 비교

    지난달 7일을 기준으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비교해보면 포심 패스트볼이 33.2%에서 37.4%로 올랐고 슬라이더는 18.2%에서 12.7%로 낮아졌다. 박병호에게 슬라이더보다는 포심 패스트볼이 더 효과적이라는 게 상대의 분석이다.

    KBO리그 시절 박병호 공략법으로 잘 알려진 몸쪽 패스트볼과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의 조합 또는 하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나오는 모습이다. 상대 투수들은 점점 더 높은 비율로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고, 반대로 박병호는 더 많은 헛스윙(8.27%→15.09%)을 하고 있다.


    [그림 1] 89마일 패스트볼 헛스윙 (좌), 90마일 패스트볼 헛스윙 (중), 87마일 패스트볼 홈런 (우)

    최근 박병호는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이 늦어 헛스윙이 많아지고 있었다. 위 그림1에서처럼 패스트볼이 포수 미트 근처로 오고 있는데 박병호의 배트는 나가지 않고 있다. 다만 구속이 느린 패스트볼에 대해서는 타이밍이 잘 맞는 편이다. 맨 우측 그림은 87마일 패스트볼을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장면이다.

    결국 박병호의 길었던 슬럼프는 빠른 패스트볼이 야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투수들은 박병호가 패스트볼에 대한 약점을 보이자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급기야 박병호는 패스트볼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지자 잘 공략했던 변화구마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박병호가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속이 빠른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법을 강구하는 방법밖에 없다.

    스윙을 빠르게 조정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레그킥 동작을 줄여 준비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는 방법, 배트를 약간 뒤로 눕히는 방법, 배트 무게를 조정하는 방법, 배트를 짧게 쥐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장타를 생각하기보다는 삼진을 당하지 않는 방법이 가장 필요했고 마침 박병호는 3일 경기에서 타격자세를 간결하게 바꾸며 패스트볼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출처: 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자신의 약점에 대해 박병호 본인은 물론 미네소타 코치진이 잘 알고 있겠지만, 메이저리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볼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스윙과 타격폼을 장착해야만 한다.

    박병호는 몸쪽 공에 대처하기 위해 추신수처럼 홈플레이트 가까이 접근해 투수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아예 애드리안 곤잘레스처럼 홈플레이트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대응할 수도 있다.

    또한 슬럼프에서 확실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선구안을 유지해야하고 노림수도 분명해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볼에 방망이가 따라가 불리한 볼카운트 상황이 된다면 실투나 좋은 코스의 공이 오지 않는다. 모든 구종에 배트를 돌리는 것보다 자신있는 구종을 노려야한다.

    박병호가 그간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는 심리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박병호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105로 매우 좋지 않았다. 책임감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박병호는 팀에 많은 공헌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타석에서 머릿속이 복잡할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공략 포인트를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타격폼을 조정한 박병호가 다시 한 번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기록 참조: MLB.com, ESPN, 팬그래프, 브룩스베이스볼, 베이스볼서번트, 베이스볼젠
    글 : 양승준 / 정리 :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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