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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패 북 무수단 미사일, 또다시 망신 왜?


입력 2016.05.31 20:53 수정 2016.05.31 20:56        박진여 기자

전문가 "북,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로 체면 구겼지만 핵 위협은 여전"

"미군기지 타격 능력 갖춰 자국 방어 및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

북한은 31일 오전 5시 20분께 강원도 원산지역에서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추가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북한이 전략잠수함에서 탄도탄 수중시험발사라며 보도한 장면.(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은 31일 오전 5시 20분께 강원도 원산지역에서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추가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북한이 전략잠수함에서 탄도탄 수중시험발사라며 보도한 장면.(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들어 4번째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면서 대내외적인 망신거리가 됐다. 북한은 지난달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연거푸 실패한 가운데, 이를 만회하고자 최근 4번째 발사를 시도했으나 또 다시 실패하며 거듭 체면을 구기게 됐다.

북한은 31일 오전 5시 20분께 강원도 원산지역에서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추가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에 이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둔 28일 총 세 차례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모두 공중폭발하거나 해안가에 추락해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원산지역에서 미사일 1발의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 시도한 미사일을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난달 실패에 대한 만회 차원으로 관측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발사 실패로 핵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북한의 대내외 선전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초빙교수는 31일 ‘데일리안’에 “북한은 그간 세 차례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로 내부적으로 당황스럽고, 대외적으로 망신스러운 상황이었다”면서 “이를 만회하고자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실패하면서 거듭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김정은의 ‘핵 치적 쌓기’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핵탄두 운반체계 완성’을 위해 시험 발사에 성공한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 계열과 노동 미사일(사거리 1300km)등에 이어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을 성공시킴으로써 핵보유국 위상을 과시하려 했지만, 이를 실패하면서 대대적 핵보유국 선전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김 교수는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로 북한의 핵보유국 위상에 상처가 난 것은 틀림없지만, 무수단이 핵 탑재 후보 미사일로 신뢰성이 높거나 유일한 미사일이 아닌 만큼 북한의 핵 위협이 경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미 신뢰도가 높은 단거리 미사일들이 많은 상태에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500km 안팎의 중거리 미사일로, 일본 오키나와나 괌 등 미군 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것이지만, 북한이 이미 시험 발사에 성공한 스커드 계열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 등 단거리 미사일들은 한국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네 차례 발사 실패로 신뢰성을 상실한 무수단 미사일은 김정은의 과격하고 과시적인 성격에 의해 계속해서 기술적 보안을 거듭, 시험 발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평소 김정은 성격을 감안하면 북한은 이번 발사 실패로 주저앉지 않고 기술적 요소를 보완해 또 도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거듭 시도하고 있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은 본보에 “북한 입장에서 무수단 미사일 성공은 항구적 핵보유국이 되는 데 필수사항으로, 아시아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 자국을 방어함과 동시에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거리가 3000~4000km에 달하는 무수단 미사일을 통해 아시아 내 배치된 미군 기지를 견제하고 핵 주권국가로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핵협상을 벌여 북·미 평화협정 등을 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송 전 소장은 “미국의 B2, B52 등 핵 폭격기는 한반도를 방어하는 장거리 핵우산과 같은 것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이것을 차단하고 자신들이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협상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무수단 미사일을 통해 미국을 협박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조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처럼 미국을 협박할 수 있는 무기를 통해 아시아 내 미군 기지를 기습 공격함으로써 자국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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