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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마무리는 됐다지만...


입력 2016.05.31 10:00 수정 2016.05.31 17:05        김영민 기자

지난 30일 수출입은행 마지막으로 9개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노사 합의 없이 강행돼 진통 예상…"합리적 평가시스템 마련 우선돼야"

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임종룡 금융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모든 금융공공기관에서 내년부터 성과연봉제가 시행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이달 말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금융공공기관 중 마지막으로 수출입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금융위원회 산하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등 9개 금융공공기관이 모두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인건비, 경상비를 동결하거나 삼각하는 등 보수·예산·정원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금융공공기관들을 압박해 왔다.

이는 금융공공기관이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성과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321개 공공기관 중 예탁결제원의 직원 연봉 순위가 1억400만원으로 가장 많을 정도로 금융공공기관은 '고임금 구조'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위해 성과별 차등화, 금융업무 전문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시스템 등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교육·평가시스템 개선을 강조하며 "성과주의에 대한 직원들의 수용성을 높이려면 개인들의 발전을 위한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며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 교육성과를 승진에 반영하는 등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행은 했지만 노조 설득 우선해야"

9개 금융공공기관 중 노조위원장이 사측과 합의한 예금보험공사를 제외하고 8개 기관이 노사 합의 없이 강행되면서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정착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개별 동의서를 받고, 노조와 협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이면서 향후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에 대한 찬반투표에서도 평균 90% 이상의 반대표가 나왔지만 금융당국의 데드라인 압박에 못이겨 충분한 협의 없이 도입이 강행됐다"면서 "앞으로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은 물론 총파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공공기관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 직원들을 설득해 성공적으로 성과연봉제가 정착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한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 상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금융당국의 데드라인에 맞춰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노조와 성과연봉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등을 협의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합리적인 직원 평가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내부 시스템 개선 및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과중심의 문화가 정착하면 금융공공기관의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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