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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뿔이 흩어진 새누리 봉숭아학당 학생들의 행보


입력 2016.05.31 05:17 수정 2016.05.31 05:20        문대현 기자

이인제 로펌행, 김태호 미국행, 이정현은 '당권도전'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김무성 대표 체제 하에서 함께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이인제 전 최고위원의 로펌행이 전해지면서 당시 한 배를 타고 항해하던 최고위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김무성 대표 체제 하에서 함께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이인제 전 최고위원의 로펌행이 전해지면서 당시 한 배를 타고 항해하던 최고위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김무성 대표 체제 하에서 함께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이인제 전 최고위원의 로펌행이 전해지면서 당시 한 배를 타고 항해하던 최고위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이미 미국행을 알렸다.

지난 2014년 7월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탄생된 김무성호에는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해 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이 탑승했다. 이후 그 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 중 한 자리를 차지했고, 남은 한 자리는 올 1월 마포갑 출마를 결심한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 돌아갔다.

화려한 위용을 갖춘 이들은 호기롭게 4.13 20대 총선에 뛰어들었으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만이 생환했을 뿐 이인제·김을동·안대희 최고위원은 낙선의 쓴 맛을 봤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자존심에 크게 금이 간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당이 전국적으로 많은 의석을 잃게 돼 당선된 지도부의 입지도 크게 줄어들었다. 김 대표는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나머지 선출직 최고위원들도 일괄 사표를 내며 지도부가 완전히 붕괴됐다.

이후 김 전 대표는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갔고 중앙 정치 대신 지역 정치에 힘썼다. 부산 영도에 좌초한 선박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제거하는 방제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 참패를 본인의 탓으로 규정했고 지난 19일 본회의 이후 소속 의원 30여명과 국회 앞에서 막걸리 회동을 가지기 전까진 당선인 총회 등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서 최고위원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생환자 중에서는 이정현 전 최고위원만이 당권 도전 의지를 피력하는 등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20대 총선을 통해 3선 중진 의원에 등극한 이 전 최고위원은 언론을 통해 "지역구도를 타파한 위대한 순천 시민들께 은혜를 갚기 위해 지역과는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중앙에서는 새누리당 대표에 출마해 정치개혁과 새누리당 개혁에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비록 당은 패했지만 여당의 불모지 호남에서 살아 남은 만큼 김무성호 가운데에선 가장 적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김을동·안대희 전 최고위원의 경우 당분간은 중앙 정치와는 거리를 둘 생각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을동·안대희 전 최고위원의 경우 당분간은 중앙 정치와는 거리를 둘 생각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흩어진 김무성호 선원, 행보는?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판사 생활을 하다 국회의원이 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다시 법조계로 돌아갔다. 30일 조간 보도에 따르면 그는 변호사 수 기준으로 10위권 로펌인 아주대륙의 고문변호사로 갈 예정이다. 그는 5위권 이내의 대형 로펌으로부터도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전날 자신의 SNS틀 통해 "내일 19대 국회가 끝난다. 나의 공인생활도 28년 만에 막을 내린다"며 "영광과 오욕이 점철된 시간이었다. 이제 야인으로 돌아가지만, 국난을 극복하고 통일시대를 여는 소명에 헌신할 각오"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김 최고위원이 30일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잠시 미국으로 떠난다"며 "베풀어주신 은혜로 임기를 잘 마쳤다. 더 큰 성찰의 시간, 배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0년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중국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던 그는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으로부터 2011년 4·27 재보선 출마 권유를 받고 5개월 만에 귀국해 선거를 치렀고 당선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그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수도권 보궐선거 출마나 차기 대선 출마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을동·안대희 전 최고위원의 경우 당분간은 중앙 정치와는 거리를 둘 생각이다.

김 최고위원은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 묻자 "아직은 생각이 없다"며 "그동안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 했다.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정계 입문 전 연기자 생활을 했던 그는 "방송사에서 섭외 요청도 없었을 뿐더러 방송을 다시 하겠다는 마음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전했다.

안 최고위원도 이날 본보와 대화에서 "잘 지내고 있다"며 "하던 일로 돌아가 법조계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운영하고 있는 공익재단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당장의 정계 복귀는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금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역할은 계속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김 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 간의 교류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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