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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무관심 세리머니, 쇼월터 반전 예능감


입력 2016.05.30 11:40 수정 2016.05.30 11:4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데뷔 첫 홈런 기록했지만 철저히 외면

계속해서 꾸준한 기회 부여 암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김현수가 팀 동료 매니 마차도의 축하를 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김현수가 팀 동료 매니 마차도의 축하를 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메이저리그 루키의 데뷔 첫 홈런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한국나이로 61세의 노장 벅 쇼월터 감독 역시 무관심 세레모니에 동참하며 그의 활약을 반겼다.

김현수는 30일(한국시각)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4-4 동점이던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클리블랜드의 불펜 제프 맨십의 92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빨랫줄과도 같은 타구를 그대로 우측 관중석에 꽂아 넣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터진 마수걸이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 나오자 김현수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백미는 홈런 직후 동료들의 무관심 세리머니였다. 이는 흔히 알려진 메이저리그식 축하법으로 첫 홈런을 기록한 신인에게 베푸는(?) 독특한 문화다.

시작은 쇼월터 감독이 장식했다. 솔로포를 터뜨린 김현수가 대기 타석에 있던 매니 마차도와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지만 가장 앞에 있던 쇼월터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김현수가 맹타를 터뜨렸을 때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냉랭함은 여전했다.

동료들도 김현수를 철저히 외면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무언가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내 김현수를 모르는 척하던 동료들도 한순간에 돌변해 해바라기 씨를 던지며 데뷔 첫 홈런을 격하게 환영했다.

어느 정도 축하자리가 마무리가 될 무렵 이번에는 쇼월터 감독의 반전 예능감이 폭발했다. 김현수 쪽으로 다가오던 쇼월터 감독은 그의 옆에 있던 선발 크리스 틸만에게 악수를 건네며 끝까지 외면했다. 그 장면을 목격한 김현수 역시 머쓱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는 쇼월터 감독의 장난일 가능성이 높다. 볼티모어 지역매체 MASN은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에게도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고 전했다.

또한 매체에 따르면 쇼월터 감독이 이날 경기 전 “김현수의 시즌 타율이 0.350 밑으로 떨어지기 전에는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뺄 수 없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시즌 초반과는 확연히 달라진 쇼월터 감독의 태도에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김현수는 이날 홈런으로 제대로 된 반등기회를 잡았다. 쇼월터 감독도 앞으로 계속해서 김현수에게 기회를 줄 확률이 높다. 이제는 마음 부담을 떨치고 날아오르는 일만 남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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