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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6호 홈런, 뼈에 사무칠 ‘살인태클’ 없었다면


입력 2016.05.28 12:32 수정 2016.05.28 14: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텍사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서 시즌 6호 홈런

지난해 부상 없었다면 누적 기록에서 크게 증가

강정호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 게티이미지 강정호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 게티이미지

피츠버그 강정호(29)가 메이저리그 특급 좌완 콜 해멀스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강정호는 29일(이하 한국시각)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와의 인터리그 원정 경기서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 하나 포함, 범타로 물러났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대포를 터뜨렸다.

강정호는 3-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콜 헤멀스의 2구째 89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6호 홈런을 만들어냈다. 직구에 강한 강정호의 성향이 그대로 나타난 장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메이저리그에는 강정호를 상대할 때 ‘직구 경계령’이 떨어진 것과 다름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정호의 직구 상대 타율은 무려 0.600(15타수 9안타)에 달했다. 여기에 9개의 안타 중 장타는 무려 6개(2루타 3개, 홈런 3개).

실제로 강정호는 전날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서 인상적인 장면을 선보였다. 다섯 차례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가 2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동안 직구는 고작 11개에 그쳤고, 이 중 5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직구가 유인구로 쓰인 셈이었다. ‘직구 킬러’로 명성이 자자한 강정호에게 빠른 볼로 승부하지 않겠다는 상대 배터리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텍사스전도 마찬가지다. 이날 해멀스는 강정호를 상대로 직구보다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했다. 직구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구질이 아닌 철저하게 유인구로만 쓰였다.

하지만 강정호는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강정호는 5회 해멀스의 체인지업을 그대로 흘려보낸 뒤 바깥쪽으로 흐르는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밀어쳐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해멀스의 투구는 스트라이크존에 걸칠 정도로 완벽한 로케이션이었으나 이를 이겨낸 강정호의 타격 기술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강정호.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강정호. 유튜브 화면 캡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강정호가 출전 경기를 손해 봤다는 점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서 1회초 수비 때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던 도중 상대 주자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쳤다. 당시 컵스의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은 강정호의 송구를 방해하기 위해 2루 베이스가 아닌 강정호의 왼쪽 무릎을 향해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결국 왼쪽 무릎에 큰 충격을 입은 강정호는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의무진에 의해 실려 나갔다. 전문의 진단 결과 강정호는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됐다.

여파는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겨우내 재활에 몰두한 강정호는 개막 한 달을 통째로 쉰 뒤 이달 초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고작 20일을 치르면서 타율 0.308 6홈런이라는 괴물급 성적을 찍어내고 있는 강정호이기에 뜻하지 않았던 ‘살인태클’에 의한 부상이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물론 강정호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만약은 만약에 불과하다. 162경기의 긴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치르다 보면 뜻하지 않은 부상은 물론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놓이기 마련이다. 강정호 역시 최근 홈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경미한 손가락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호는 훌훌 털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마음자세 역시 메이저리거다운 모습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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