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못믿을 선거여론조사 개선? 떳다방부터 근절!


입력 2016.05.28 06:49 수정 2016.05.28 06:53        조정한 기자

선거철 특수 겨냥한 '떳다방 업체'가 신뢰도 저하 주원인

심사를 통해 자격 미달 기관 걸러내는 '인증제' 도입 필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여론조사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20대 총선 여론조사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여론조사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20대 총선 여론조사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나타난 선거여론조사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국회의원과 업계 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여론조사기관의 난립'을 중요한 문제로 언급, 선거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사라지는 '떳다방 업체'가 선거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 국회의원선거 과정에서 실시된 여론조사는 고장난 풍향계처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 뿐 아니라 일부 후보자의 여론조작에 악용되기도 하고, 부정확한 선거 예측 보도로 언론보도의 신뢰성에도 흠집을 남겼다"며 "우리 위원회는 현행 선거여론조사 제도를 전면적으로 검토하여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공청회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의 첫 발제자로 나선 윤재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사무국장과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등은 응답률이 낮은 유선ARS 방식으로 조사하는 여론조사도 문제지만 전문 인력이나 조사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가 선거철 특수를 누리기 위해 생겨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사무국장은 '떳다방 업체'가 생겨날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사업자 등록 이외에 별도의 절차 없이 여론조사 업체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여론조사를 한 업체 186곳을 조사한 결과, 52%는 총선 전 6개월 이내 생겨나 선거 때만 반짝 운영되는 이른바 '떳다방'으로 나타났다"며 "83%는 여론 조사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전문성에 문제가 있는 기관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이를 지적하는 이유는 선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여론조사의 신뢰성도 문제지만, 전문성이 결여된 여론조사로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입는 타격도 만만찮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은 여론조사를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결과를) 믿는 경향이 있다"며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 입장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고 바로 후보자의 선거운동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호소했다.

피해는 여론조사를 접하는 국민과 국회의원을 넘어 여론조사 업계의 안 좋은 관행까지 만들어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저렴한 조사비용을 활용해 전문 인력이나 조사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가 전화기 1대만을 놓고 단순 영업만 수행한 뒤 실사와 분석 등 고차원적인 업무는 저가 부실 외주업체에 하청을 주고, 그 업체가 분석을 재하청 주는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참석자들은 개선방안으로 심사를 통해 자격 미달 기관을 걸러내는 '인증제 도입'을 주장했다. 요건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가 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요건으로는 여론조사 장비 보유 여부, 전문성을 갖춘 정규직 고용현황, 조사실적 등이 거론됐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부실 업체에 의한 부실 조사가 공직 선거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 6개월 전 '수주 실적'이 있는 경우로 제한하자"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엄격한 기준은 오히려 여론조사업계의 진입 장벽을 높여 신생 벤처기업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토론에는 박승열 월드리서치 대표,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 팀장, 박범계 더민주 의원, 윤재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사무국장,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이종배 새누리당 국회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등이 참여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정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